'상하이 1933 라오창팡(老場坊)'.
도축장에서 복합문화공간으로 극단의 변신을 보여준 건물이다. 1933년에 지어졌기 때문에 건물명이 '1933'이다. 80년 전 건물의 분위기가 그대로 전해질 뿐 아니라 그 시대의 기계식 도축장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지금은 완벽한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에 성공했지만, 건물 내부에는 아직 도축 통로, 가축 우리, 저장 창고 등이 그 시절 그대로다. 1900년대 초반 근대식 도축공장은 세계에서 2곳이 남아 있는데, 그중 한 곳이 바로 '상하이 1933'이다.
이 도축장이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할 당시, 상하이 시 정부와 구 정부 그리고 문화산업 관계자들은 옛 건물을 모두 부수고 새로 지어야 한다는 의견과 건물 외관 및 도축 통로를 그대로 살리면서 리모델링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팽팽히 맞섰다. 격론 끝에 도축장 분위기를 그대로 살리면서 리모델링하자는 의견 쪽으로 모아졌다. 결국 역사의 현장 보존과 현대적 복합문화공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게 해줬다.
상하이 창의산업센터 장후이(張惠) 기획부장은 "처음부터 흑자경영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며 2004년부터 본격적인 상업화 경영에 들어갔으며, 상가'사업장'공연장'전시관 등에서 연간 수입이 계속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곳 '상하이 1933' 건물에는 현재 웨딩홀·드라마 제작소·패션센터·갤러리·설계소·2개의 극장(마이크로 시어터, 공중극원)·음식점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올해 상하이 대학생 연극제도 이곳 공중극원에서 한창 열리고 있었다. 공중극원은 예전에 도축창 대형 환풍구 윗부분으로 사용되던 곳으로 현재는 그 환풍구 아래 통유리 바닥을 건설해 뻥 뚫린 공간에 붕 떠있는 것처럼 느끼게 해준다.
'상하이 1933'은 대구시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담배인삼공사(KT&G ) 별관 창고를 리모델링한 대구예술발전소의 변신과 비교할 때 아쉬움이 많다. 전통도 살리고, 활용도도 높이고, 그래서 사람이 모이고, 돈이 모이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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