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문진나루서 탁배기 한사발 하실래예?"

달성군 화원동산 일대 나루터 주막촌 복원

"조선시대 보부상들의 전설이 깃든 사문진나루의 마지막 주막 춘원관을 아십니까."

달성군은 낙동강사업으로 철거'정비한 옛 사문진나루터 일대 화원동산 식당가 부지 8천856㎡에 옛 나루터의 향수를 살리는 주막촌을 복원한다.

옛 보부상들이 부산에서 낙동강을 거슬러 대구로 오는 주요 뱃길로 이용된 사문진나루는 1900년 3월 미국 북장로교 선교사인 사이드 보텀 부부가 선교활동을 위해 부산에서 낙동강을 타고 사문진나루를 통해 국내 처음으로 피아노를 들여왔고, 대구 출신 이규환 감독의 '임자 없는 나룻배'(1932년 작)의 촬영 장소이기도 해 더욱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이번 낙동강 사문진나루의 주막촌 복원은 예천군의 삼강주막촌에 이은 것으로, 옛 보부상들의 정취를 살린 전통양식의 주막촌 조성은 물론 주변 낙동강을 중심으로 피아노 기념광장, 레포츠 밸리, 청소년 수련원과 야구장 및 축구장 등의 체육시설을 갖출 계획이다.

사문진나루는 낙동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한 고령과 인접한 창녕, 의령, 합천 등 영남권의 보부상들이 오가는 길에 꼭 들를 정도로 전국에서도 알아주는 주막이었다. 요즘으로 치면 술집과 식당, 여관을 겸한 곳이었다.

지금도 500년 넘은 팽나무가 옛 주막촌 자리를 지키고 있다. 당시 사공들은 이 팽나무에 밧줄을 매 나룻배를 정박시켰다. 사문진나루에 전국 각지의 보부상들이 들어오면 팽나무 아래에는 임시 장터가 섰고, 선주들은 좋은 날을 골라 만선과 무사고를 기원하는 풍어제도 올렸다고 한다.

부산포에서부터 물품을 실은 배가 낙동강을 따라 올라오면 7, 8일 만에 사문진나루에 도착한다. 사문진나루를 통해 들어온 물품 가운데 5분의 2는 대구시장에서 소비됐고, 나머지는 충청, 강원, 호남 등 전국 각지로 수송될 만큼 사문진은 영남지역 최대의 물품 중개지였다. 1940년대 초 한 기록에 따르면 한 해 동안 사문진나루를 통해 반입된 물자는 쌀 20만 섬, 콩 10만 섬, 우피 40만 근, 소금 10만 섬, 석유 3만5천 상자, 성냥 6천 상자, 옥양목 6만 단, 무명 10만 단에 달했다.

사문진나루의 주막촌 가운데 가장 유명했던 '춘원관'의 경우 일제강점기를 거쳐 광복 후인 1948년경에 건물이 헐렸다가 1970년대 초에 다시 복원돼 최근까지 매운탕집으로 명맥을 이어오다 현재는 정부의 4대강 사업으로 완전히 자취를 감춘 상태다.

김문오 달성군수는 "이번 사업을 통해 옛 사문진나루터 주막촌의 모습과 정취를 그대로 복원하겠다"며 "여기다 낙동강을 활용한 수변 레저공간을 조성해 지역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명품 휴식 공간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달성'김성우기자 swki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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