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건강하게 잘 살다가 병이 들듯이 묘지도 마찬가지다. 묘지를 조성할 당시에는 주변 환경이 좋았으나 훼손이 되거나 국토개발 등으로 인해 묘소 밑으로 터널이 통과하고 묘소 뒤, 즉 주산이 잘리든지 청룡 백호 및 묘소 바로 앞을 잘라 도로가 개통되었거나 묘소 주변에 철탑이 세워져 있든지 그 위를 통과하는 곳이 많이 있다.
이런 곳은 머지않아 후손들에게 피해가 일어난다고 보는 곳이니 적절한 장소로 옮겨 드리는 것이 좋을 것이다. 누구든 이장을 하려고 할 때에는 그동안 후손들에게 살상, 우환, 질고, 재물 등 피해를 입은 후에 묘소를 옮기게 될 것이다. 필자에게 문의하는 내용을 보면 내가 죽고 나면 산재되어 있는 묘소들을 벌초하기도 어렵고 또 묘소도 잃어버릴까 봐 죽기 전에 조상의 묘소를 한 군데 모아서 가족 묘지를 조성하고 싶다고 한다.
그러나 묘소를 조성한 후에 이장하여야 할 몇 가지 나쁜 조건에 해당하지 않으면 옮길 필요가 없다고 대답한다. 모든 이치는 생존하여 있는 사람들이 만들어 이용하는 것이고, 또 이를 죽은 사람에게도 적용하면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평생을 농촌에서 살고 계시는 노부모를 편히 모시겠다고 도시 고층 아파트에 모셔놓고 내려오면 집을 찾지 못할까 봐 집에만 계시라고 하면 자식 된 도리는 다한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본인들은 한평생 살던 정든 고향에서 이웃들과 오순도순 지내면서 사는 것이 훨씬 좋지 않겠느냐고 반문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만년유택에서 편안히 잘 쉬고 있는데, 소란스럽게 옮긴다든지 들추어내어 화장한다든지 하면 차라리 실묘를 하는 일이 있어도 망인 본인은 그 자리가 편할 것이다.
조선시대 죄를 물어 묻힌 시신을 부관참시한 일도 있지 않았는가. 이렇게 되면 결국 두 번 죽이는 것과 같은 형상이 되는 것이다. 농촌의 빈집들도 일부 허물어지면 흉물이 되어 보기가 좋지 않은데, 이제는 묘소들이 인가의 바로 옆 논과 밭에까지 침범하여 자리 잡고 또 만년 가도 그대로 있을 석물로 치장된 납골묘, 납골당, 납골탑 등이 설치되어 있으니 이것 역시 머지않아 흉물이 될 것은 당연지사다. 수 천 년 역사가 흘러오는 동안 대다수 매장을 하였지만, 석물을 많이 설치하지 않았고, 봉분만 그대로 있다가 자연으로 돌아갔으니 묘지를 조성하여 내려와도 흉하게는 보이지 않았다. 나무뿌리가 시신을 칭칭 감고 있으면 갖은 질병으로 허덕이고 파산하는 화를 면치 못하며, 뱀, 지렁이 같은 온갖 벌레가 들끓게 되면 후손이 정신질환을 앓게 된다.
댓글 많은 뉴스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구미 '탄반 집회' 뜨거운 열기…전한길 "민주당, 삼족 멸할 범죄 저질러"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
尹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임박…여의도 가득 메운 '탄핵 반대' 목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