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야기 속으로] 자신을 아끼지 않는 아버지께 쓰는 편지

어깨

내 나이 스물다섯

아버지의 어깨가 한없이 무거워 보인다

그 넓어 보이던 어깨가

무거워 보인다

아버지 인생의 무게는 56년

인생의 무게 탓인지

가장이라는 이름의 무게 탓인지

무거워 보인다. 아버지의 어깨가

인생이라는 험난한 풍랑

그 여정에 작아지고 꺾여버린

삶의 무게에 짓눌린 아버지의 어깨

내 나이 스물다섯

내 어깨는 작년보다 조금 더 무겁다

나이는 절로 먹는 게 아니다

책임도 무게도 같이 먹는다

내 어깨에 눌러앉은 얄팍한 무게가

내 어깨에 우스운 삶의 무게가

감히 조금이나마 그 무게를 알게 한다

아버지의 무거운 어깨를

이젠 조금 알 것 같다

그 처진 어깨가

그 무거운 어깨가

가족을 이해하고 자신을 아끼지 않는

아버지의 사랑의 무게라는 걸

남윤광(중국 절강성 의대 3년'대구 수성구 범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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