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섬유근통

늘 피곤하고 온몸 쑤시는 질환…약물치료와 함께 운동이 중요

의학전문대학원 늦깎이 학생 이모(35) 씨는 몇 개월 전부터 서서히 몸이 쑤시고 아프더니 급기야 아침마다 손이 붓고 뻣뻣해지고, 일어나기도 힘들 정도로 몸이 무거움을 느꼈다. 진단 결과, 섬유근통으로 밝혀졌다.

◆증상과 진단

섬유근통은 전 인구의 3% 이상이 가지고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하지만, 일반검사에서 잘 나타나지 않는다. 그래서 주변인들로부터 꾀병으로 오해받으며 고통 속에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특히 '통증은 참는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섬유근통 환자들의 병세를 더욱 악화시킨다. 참을 수 없는 전신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도 있지만, 단지 나이가 들어 생기는 증상으로 여겨 일단 참으려는 사람들도 있다.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섬유근통을 의심해야 한다.

▷3개월 이상 지속하는 전신 통증이 있다 ▷눌렀을 때 아픈 압통점이 있다 ▷아침에 일어날 때 온몸이 뻣뻣하다 ▷온종일 피곤하다 ▷ 잠들기 어렵고 자주 깨며 꿈을 많이 꾼다. 잠을 자고도 잔 것 같지 않다 ▷두통이 자주 생긴다 ▷안구 건조가 있거나 입이 마르다 ▷손발이 차다 ▷이유없이 슬프거나 감정이 가라앉는다 ▷종종 배가 아프고 설사나 변비가 잦다 ▷여자들의 경우 생리통이 심하다 ▷소변을 자주 본다.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에서 진찰을 받는 것이 좋다. 진단은 임상적으로 이루어진다. 따라서 전문의의 문진과 신체진찰이 진단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 류마티스 질환에는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병들이 많기 때문에 환자 스스로 진단하여 치료하는 것은 위험하다. 아직까지 섬유근통을 진단할 수 있는 특이적인 혈액 검사는 없다. 그러나 각종 검사를 통해 류마티스 관절염을 포함한 염증성 자가면역질환, 통풍, 갑상선 질환, 종양 등 다른 질환이 아님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성 환자가 남성 환자보다 7배가량 많지만, 남성도 예외는 아니다. 원인은 현재까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환경적'심리적 스트레스, 교통사고 같은 외상, 그리고 통증 자극에 대한 비정상적인 예민 반응 등이 발병 원인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통증이 심한 부위의 근육이나 관절을 조사해보면 염증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에는 수면 장애와 깊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고 있으며, 신경 전달 물질의 불균형과 혈중 아미노산의 이상, 성장호르몬의 이상조절, 자율신경계의 부조화 등이 그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치료

섬유근통의 치료를 위해서는 약물과 더불어 운동이 강조된다. 운동이 섬유근통에 좋다는 사실은 정작 섬유근통 환자에게는 별 희망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가만히 있어도 몸 전체가 쑤시고 늘 피곤한 형편에 운동은 엄두도 나지 않기 때문이다. 힘들더라도 하루 5분 정도를 시작으로 매일 20~30분씩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처음부터 자신의 몸 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운동(예를 들면 통증이 매우 심한 환자가 처음부터 에어로빅을 1시간씩 하는 경우)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

통증이 아주 심한 경우는 우선 약물치료로 증상을 어느 정도 다스린 후 운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운동은 유산소 운동이 적합하며, 운동 시간은 늦은 오후나 이른 저녁이 효과적이다. 불면증이 있는 경우 자기 직전에 운동을 하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이 밖에도 통점주사치료 및 인지행동치료 등이 증상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가정과 직장에서 일상의 계획을 적절히 세워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틈틈이 심호흡과 명상과 같은 방법을 이용하여 긴장을 푸는 것이 좋다. 여러 방면의 노력이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으나,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환자 스스로 병을 극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는 마음가짐이다.

도움말'김지민 계명대 동산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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