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약, 앵두, 칡, 산딸기, 싸리꽃, 익모초, 장미, 연꽃 등 여름에 피는 꽃은 대부분 꽃차의 재료로 가능하다. 이 중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접시꽃
꽃차를 만들려면 꽃잎을 한 장씩 떼어 그늘에 말려 살짝 볶은 다음 공기가 통하지 않으며 빛이 차단되는 밀폐용기에 담아 저온에 보관해야 향도 유지되고 색깔이 변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싱싱한 꽃을 송이째 묽은 찹쌀 반죽이나 밀가루 반죽으로 튀김을 해도 좋다. 꽃송이를 살짝 쪄서 찹쌀 풀을 입혀 빨랫줄에 매달아 말린 후 튀겨 먹는 접시꽃 부각을 즐길 수도 있다. 접시꽃은 독성이 없어 예로부터 민간요법으로 많이 사용됐다. 몸에 열을 내리고 장과 위를 편하게 하며 심기 부족을 다스리는 효능이 있다. 접시꽃의 싹은 찧어 상처나 화상에 붙이면 상처를 아물게 해준다. 씨앗은 종기와 창을 치료하고, 뿌리는 자궁 속의 노폐물을 배설시키거나 염증으로 말미암은 고름을 제거하는 데 사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찬 성질이 있으므로 체질이 냉한 사람과 비위가 약한 사람에게는 약으로 잘 쓰지 않는다.
◆호박꽃
암꽃은 꽃이 열리면 호박 열매를 함께 달고 있다. 수꽃은 꽃만 열리므로 채취할 때는 수꽃을 따야 한다. 인심 좋은 할머니 품처럼 넉넉함을 지닌 이 꽃은 예전에 구급약으로 사용했다. 농부들이 햇빛에 화상을 입거나 독충에 물렸을 때 꽃잎을 찧어 바르거나 문질러 응급치료를 했다.
꽃차를 만들려면 꽃 안에 노란 수술을 제거해야 한다. 수술이 달콤해 개미와 벌이 많이 모여들기 때문에 속을 확인해야 한다. 꽃술에서 떨어진 꽃가루는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물에 잘 흔들어 씻어 꽃잎의 모양대로 다섯 갈래로 찢어 찜통에 살짝 찐다. 말리는 과정에서 꽃잎의 얇은 부분이 달라붙어 망가지기 쉬우므로 반드시 소쿠리 위에 한지를 깔고 그늘에서 말려야 한다. 수분이 제거되면 기름 없는 팬에 살짝 볶아 여분의 수분과 활성 효소를 제거한 후 다시 바삭하게 말려 밀폐 용기에 넣어 보관한다. 차 외에 음식으로 꽃잎을 다져 전을 부치거나 부각을 만들 수도 있다. 꽃잎을 넓게 펴서 만두피로 이용하여 호박꽃 만두를 만들거나 볶은 채소 몇 가지를 넣어 주먹밥을 만들어 호박꽃 속에 싸서 찜통에 살짝 찌면 꽃밥 도시락이 된다. 호박은 나트륨과 지방 함량이 낮아 다이어트 식품으로 적합하며 만성위염, 신장염에도 좋은 식품이다.
◆아까시꽃
한방에서는 자괴화(自愧花)라고 하며 임신중독으로 말미암은 부기 제거에 쓰며 신장의 열을 내려 소변을 잘 나오게 하여 만성 신장염으로 몸이 부은 환자에게도 사용한다. 또한 씨는 기관지 천식에 좋은 효능을 보이는데 살짝 볶아 식후에 복용하면 효과적이다. 맛은 달고 떫으며 성질은 평하다. 향기가 그윽하고 달콤하여 많은 벌레가 기생하므로 꽃을 채취할 때는 만개한 꽃은 피하는 것이 좋다. 차를 만드는 방법은 다른 꽃차를 만드는 과정과 같다. 음식으로는 꽃송이째로 전을 부치거나 튀김을 하면 달콤하고 그윽한 향의 매력을 느끼면서 먹을 수 있다.
◆가지꽃
맛은 달고 찬 성질이다. 꽃과 줄기, 열매가 모두 보랏빛으로 안토시안 계열의 색소다. 이 색소는 포도에 들어 있는 것과 같은 것으로 색소가 바로 영양소 역할을 한다. 항암, 항산화 효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고 가지 주스가 세포의 손상(염색체 이상)을 억제하여 암발생을 억제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혈중 콜레스테롤의 상승을 억제하는 작용과 동맥경화 방지에 탁월하다는 보고도 있다. 또한, 스코폴레틴과 스코파론이라는 물질이 신경통을 완화하고 경련을 억제한다는 것도 입증되어 있어 건강 기능성 보조 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신아가 참(眞)자연음식연구소 원장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