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가 '외국인 관광 불모지'라는 선입관을 조금씩 깨고 있다. 대구에도 외국인 관광객을 그러모으는 '핫플레이스'(Hot Place'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인기 있는 곳)가 속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20만3천여 명으로 2008년 10만9천여 명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 대구를 찾은 외국인 중 중국'홍콩'대만 등 중화권 관광객이 전체의 36.9%를 차지했으며, 다음으로 일본(20.9%), 동남아(9.0%) 등의 순이었다.
외국인을 대구로 유인하는 촉매제 역할을 한 곳은 한방화장품 카페 '하늘호수'와 동화사 템플스테이, 골목투어, 녹동서원 등이다.
최근 외국인들의 발걸음을 잡아끄는 관광명소는 대구 중구 삼덕동에 위치한 카페 '하늘호수'다. 이곳은 당귀, 황기, 천궁 등 18가지 국내산 한약재를 이용해 만든 '한방 증류수'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한방 증류수는 먹을 수도 있고 피부에 바를 수도 있다. 그래서 하늘호수는 카페이면서 동시에 화장품 가게다. 이곳에서는 직접 한약재를 이용해 비누, 샴푸, 스킨 등을 만드는 방문체험도 가능하다. 하늘호수에서 한약재 향기에 흠뻑 취하고픈 외국인들이 매달 1천 명을 넘어선다. 지난달에만 대구지역 하늘호수를 찾은 외국인은 1천200여 명에 달하며 매주 수백여 명이 이곳을 다녀간다. 홍콩과 일본에서 온 외국인들이 대부분이다.
외국인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2004년 경산 와촌면에 처음 문을 연 하늘호수는 어느덧 대구에만 3곳, 서울'부산 등 모두 8곳이 성업 중이다. 특히 일본인들에게 높은 인기를 끌자 2011년에는 일본에도 문을 열었다. 현재는 일본을 포함해 싱가포르, 홍콩, 미국 등 세계로 한방화장품을 수출하고 있다. 하늘호수 정아름 실장은 "외국인들이 한국에 들어와서 접해보고자 하는 것은 한국만의 것이다. 그중에서도 한약재는 한방도시 대구의 대표 관광상품이다"며 "국내산 한약재를 이용한 한방 화장품이 대구를 방문한 외국인들에게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이유"라고 설명했다.
대구 동화사 템플스테이는 외국인들에게 꾸준히 인기있는 관광지로 꼽힌다. 고즈넉한 산사(山寺)에 머물며 한국불교전통문화를 체험하는 템플스테이는 한국에서만 경험할 수 있다. 국내에 템플스테이를 체험할 수 있는 사찰이 여러 곳 있지만, 그중에서도 동화사는 외국인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지난해 4월에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선(禪)을 체험해볼 수 있는 '국제관광 선체험관'이 동화사에 마련됐다. 사찰 내 통일약사대불 지하 2천700여㎡에 만들어진 선체험관은 국제관광 전통 선수행관과 선문화관, 명상의 터, 다도의 터 등 7개의 테마 공간으로 이뤄져 있다. 이곳에서는 좌선체험과 명상수행, 면벽수행 등을 할 수 있다. 선체험관 관계자는 "템플스테이를 다녀가는 사람들의 10% 이상이 외국인들이다"며 "비슷한 문화권인 일본 관광객이 가장 많으며 다음으로 완전히 다른 서양 문화권에서 온 외국인 관광객들이 템플스테이를 이용한다"고 했다.
대구 달성군 가창면 우록리에 위치한 녹동서원과 한일우호관은 일본인 관광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한일우호관에서는 전통예절을 체험할 수 있으며 한일 양국 간의 교류 역사를 훑어볼 수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2천722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찾은 데 이어 올 들어 이달 현재 800명이 녹동서원을 다녀갔다. 대구 근대 골목투어도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핫(Hot)한 장소 중 하나다. 대구 중구청에 따르면 지난해 골목투어 외국인 이용객은 1천576명으로 2008년 7명에 비해 200배가 넘는 외국인들이 골목투어를 이용했다.
대구시 관광문화재과 관계자는 "대구에 관광거점이 점점 늘어나면서 대구가 '외국인 관광 불모지'라는 이미지를 조금씩 털어내고 있다"며 "대구만의 특색을 살린 관광거점을 만들어 국내'외에 대구를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신선화기자 freshgirl@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