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애향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칸초네 '오 솔레 미오'는 태양이 찬란하게 비치는 나폴리의 아름다운 풍광을 담고 있다. '오 맑은 햇빛 너 참 아름답다. 폭풍우 지난 후 너 더욱 찬란해' '나의 태양 너의 얼굴에 반짝인다!' 등의 가사는 지중해의 푸른 파도 위로 강렬한 햇살이 내리쬐는 이국의 항구를 떠올리게 한다. 이 노래는 나폴리 출신의 시인 지오반니 카프로와 작곡가 에두아루도 디 카푸아가 1898년에 작사'작곡했으며 나폴리의 피에디그로타 가요제를 통해 널리 알려졌다. 나중에 팝의 제왕 엘비스 프레슬리가 '이츠 나우 오알 네버'라는 제목으로 번안해 부르기도 했다.

'오 솔레 미오'만큼 잘 알려진 '돌아오라 소렌토로' 역시 나폴리와 마주해 있는 소렌토의 아름다움을 찬양하며 떠나가는 애인에게 돌아올 것을 호소하는 노래이다. 나폴리 출신의 시인인 형 잠바티스타 데 쿠르티스와 작곡가인 동생 에르네스토 데 쿠르티스 형제가 이 노래를 작사'작곡, 작은 도시 소렌토를 세계적인 관광지로 만들었다.

우리나라에도 '애향가'에 해당하는 노래들이 꽤 있다. 1935년 가수 이난영이 불러 크게 인기를 얻은 '목포의 눈물'과 1969년에 길옥윤이 작사'작곡하고 패티 김이 부른 '서울의 찬가' 등이 대표적이다. '목포의 눈물'은 애향가 가사 공모에서 입선한 가사에다 작곡가 손목인이 곡을 붙여 당시 대중들의 심금을 울렸고 자연스레 목포를 상징하는 노래가 되었다. 또 가수 문성재의 '부산 갈매기'는 부산 야구 팬들이 응원가로 부르면서 부산의 노래가 되었다.

이렇다 할 애향가가 없는 대구에서 최근 '능금꽃 피는 고향'이라는 노래가 조명받고 있다. 1971년에 길옥윤-패티 김이 만들고 부른 노래로 1970년대만 하더라도 지역 라디오 방송을 통해 자주 소개됐지만, 대중들의 사랑을 많이 받지는 못했다. 오랫동안 잊혔던 이 노래는 마땅한 응원가를 찾지 못하던 지역 연고 프로팀들이 수년 전부터 경기장에서 선보이면서 다시 알려지게 됐다. 게다가 이 노래와 관련해 고 길옥윤 씨와 문희갑 전 대구시장의 숨은 인연이 공개되고 10월에 노래비도 건립될 예정이어서 관심이 더 모이고 있다. '능금꽃 피는 고향'이 대중의 사랑을 통해 생명력을 얻기는 쉽지 않겠지만 40, 50대 이상의 대구 시민들에게 정감 어린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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