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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다스려야 할까

▲경북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승재 교수는 울화병 환자의 가족들이 주의해야 할 점으로 가능한 한 빨리 환자가 치료받도록 도와주고, 환자가 보이는 행동이나 증상이 병 때문임을 인정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경북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승재 교수는 울화병 환자의 가족들이 주의해야 할 점으로 가능한 한 빨리 환자가 치료받도록 도와주고, 환자가 보이는 행동이나 증상이 병 때문임을 인정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울화병 치료에는 지지적 정신치료와 항우울제를 포함한 약물치료가 주로 사용된다. 이는 우울증을 포함한 다른 신경증 치료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치료에 있어 다른 장애와 차별되는 점이 몇 가지 있다.

첫째, 자신의 화를 그대로 토로하는 '환기'의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 치료자는 어떤 이야기도 할 수 있도록 안정감을 제공해야 하며, 그간의 인내를 공감하고 아낌없이 칭찬해주며, 현재 올라오는 화가 누구라도 그럴 수밖에 없는 인간적인 한계임을 확인해줘야 한다. 생전 처음 보는 치료자가 건넨 몇 마디 따뜻한 말에 큰 위안을 받는 경우가 많다.

둘째, 항우울제 치료를 통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가슴 답답함, 이물감, 통증 등의 신체적 증상의 호전뿐만 아니라 화가 덜 올라오고 마음이 편해진 것 같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화병을 가진 사람들은 대개 남을 해치기보다는 자기희생을 하면서 적응해 왔다. 이 때문에 화가 올라오는 것 자체에 대해 마치 남의 옷을 입은 것처럼 불편해 한다. 따라서 화가 줄어드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평정심을 되찾게 된다.

셋째, 화병 환자들은 동정을 사기 위해 일부러 고생을 많이 했다고 과장하지도 않고, 거짓말까지 해가며 남을 탓하지도 않는다. 그만큼 현실 왜곡이 적고 문제도 복잡하게 얽혀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만큼 치료될 확률도 높아진다.

넷째, 환자의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자의든 타의든 자기희생을 주된 적응방식으로 선택했기 때문에 더 이상 자기희생이 필요없는 환경에서도 계속 자학적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유혹을 뿌리치고 자기 욕구에 충실한 삶을 살도록 치료자가 이끌어줘야 한다.

도움말=경북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승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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