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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에게 섬유 알리겠다" 줄잇는 장학기금·재능기부

개별 기업 후원 뭉쳐 재단 마련…지역 10개업체 참여 인재 양성

섬유연구기관의 각종 인재 양성 교육 프로그램에 맞춰 대학생들이 기업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매일신문 DB
섬유연구기관의 각종 인재 양성 교육 프로그램에 맞춰 대학생들이 기업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매일신문 DB
대구경북 섬유업체가 장학재단 조성에서부터 멘토링 등 재능기부를 통한 지역
대구경북 섬유업체가 장학재단 조성에서부터 멘토링 등 재능기부를 통한 지역 '나눔'에 나서고 있다. 이달 9일 (주)산찬섬유가 한국섬유산업연합회 장학재단에 장학금 출연을 위한 협약식을 체결하는 모습. 한국섬유산업연합회 제공

이달 9일 대구 달서구의 폴리에스테르 전문 기업인 ㈜산찬섬유는 한국섬유산업연합회 장학재단과 장학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 협약식을 가졌다. 산찬섬유는 섬유패션분야의 인재 양성을 위해 10년간 1억2천만원의 장학금 출연을 약속했다. 피문찬 대표는 "오래전부터 장학사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는데 섬산련이 장학재단을 설립해 실천하게 됐다"고 말했다.

대구경북 섬유업계가 사회공헌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재단을 설립해 청소년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며 미래 섬유인들을 키우는 것은 물론 재능기부와 사회적 기업 설립 등의 '나눔'을 실천 중이다.

◆장학금으로 인재 양성

섬유업계가 최근 들어 통 큰 기부에 나서고 있다. 가장 보편적인 기부는 '장학금'이다. 그동안 개별 기업이 조금씩 후원하던 장학금에서 나아가 재단을 통한 기금 조성으로 좀 더 체계화되고 있다.

스타트는 삼일방이 끊었다. 삼일방은 지난 2009년 3억5천만원을 출연해 삼일방장학재단을 설립했다. 2010년에는 10억원을 증자, 첫 장학금(3천100만원)을 지급했으며 이후 매년 기금을 늘리고 있다. 노현호 삼일방 공동대표는 "2019년까지 총 100억원의 기금을 조성할 것"이라며 "매년 늘려 장학금을 전달하는 것뿐 아니라 멘토링 사업도 벌여 젊은이들에게 섬유를 제대로 알리겠다"고 말했다.

영도벨벳의 경우 법인 재단 설립은 아니지만 5년 전부터 회사 내부 한마음장학회를 통해 대학생뿐 아니라 중'고등학생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지금까시 수많은 청소년들이 장학금을 지원받았다.

지역 섬유업체가 적극적으로 장학금 조성에 나선 것은 2011년 한국섬유산업연합회가 장학재단을 설립하면서다. 섬산련은 재단을 통해 전국 섬유업체들로부터 기금을 받고 있다.

이 재단에 지역 섬유업체들의 참여율이 매우 높다. 섬산련에 따르면 지금까지 기금 조성에 참여한 약 30개 기업 가운데 10개 기업이 지역 업체들이다.

섬산련 관계자는 "재단발전기금을 통해 전국 대학의 섬유학과, 패션소재학과 등 섬유산업 전공 대학생을 지원하고 있다"며 "섬유도시인 대구경북 지역에서 특히 재단 기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지역 기업들은 장학금 지급이 주는 파급 효과가 클 것이라는 반응이다. 한 기부 업체 대표는 "그동안 섬유가 매출 증대만을 보고 달려왔지만 미래 성장을 위해서는 인재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늘어났다"며 "장학금 지급을 통해 섬유업에 대한 이미지도 바꿀 수 있어 일석이조다"고 말했다.

◆다양한 재능기부도 붐

지역 섬유업체들은 재능기부에도 활발하다. 대표적으로 대구경북디자인센터가 진행하는 '더 나누기 리사이클링 프로젝트'다. '더 나누기 리사이클링 프로젝트'는 지역 섬유업체에서 발생된 잉여원단에 디자인적 가치를 입혀 취업 취약계층을 통해 생산하고 판매에서 생기는 수익을 다시 지역사회에 나누는 사업이다. 지난해 2월부터 올 1월까지 제일모직 등 지역 섬유업체 30여 곳이 잉여원단 73㎞(8만여 야드)를 기부했다. 또 손수건과 스카프를 생산하는 서도산업은 손수건 2만 장을 지원했다.

대경디자인센터 이경남 미래전략팀장은 "지역에서 연간 버려지는 잉여원단은 약 760㎞(83만 야드)에 달한다"며 "업체들의 기부를 통해 일자리 창출과 사회공헌, 환경오염 감소 등 세 가지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 관계자는 "그동안 남모르게 조금씩 하던 기부가 섬산련의 재단 설립 등으로 좀 더 체계화될 수 있었다"며 "규모가 있는 기업들은 재단을 설립하거나 다양한 재능 기부 등에 관심을 보이는 등 너도나도 생각만 했던 것을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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