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 알고 하자] <1>형사 소송, 어떻게 진행되나

형사소송은 경찰이나 검찰이 고소'고발이나 사건 인지 등을 통해 수사한 뒤 검찰이 피의자를 기소하면 법원에서 재판을 통해 형을 선고, 집행하는 순으로 진행된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소송은 범죄나 각종 분쟁을 법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절차로 소송의 종류에는 형사와 민사, 행정소송 등이 있다. 형사소송은 범죄를 저지른 가해자에 대한 고소'고발, 수사기관의 인지 등으로 시작돼 검찰의 기소, 재판 등으로 이어지고, 민사와 행정소송은 국민 간, 국민과 국가기관 간 등에 발생한 분쟁을 법적으로 해결해 달라며 원고가 법원에 심판을 요구할 때 성립된다. 형사소송에선 기소된 당사자를 피고인, 민사에선 소송을 제기한 쪽은 원고, 당한 쪽은 피고라 부른다. 행정소송에선 주로 각종 국가기관이 피고가 된다.

(1)형사소송, 어떻게 진행되나

형사소송의 시작은 경찰이나 검찰에 형사사건의 가해자를 고소, 고발하거나 경찰과 검찰이 사건을 인지한 뒤 수사에 나서면서부터다. 수사기관의 수사를 거쳐 검사가 공소장을 통해 피의자를 법원에 기소하면 피의자는 피고인 신분으로 바뀌고, 법원은 공판 기일을 잡아 재판을 진행한다. 형사소송은 검찰의 기소를 기점으로 크게 수사 단계와 재판 단계로 나눌 수 있다.

◆고소'고발, 수사의 시작

형사사건, 즉 범죄에 대해 경찰이나 검찰에 신고 또는 고소, 고발하면 확인 작업 등을 거쳐 본격적인 수사 여부가 결정된다. 경찰, 검찰이 직접 사건을 인지한 경우도 마찬가지다. 수사기관은 고소장 등의 내용을 검토한 뒤 피해자 및 피의자, 참고인 조사, 각종 조회 등을 거쳐 사건을 확인'정리하고 수사 지속 여부를 판단한다.

경찰에서 수사한 경우 수사 결과를 토대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고, 검찰은 범죄 여부를 보다 명확하게 확인하고 여죄를 수사한다.

이 과정에서 수사기관은 사건에 따라 증거 인멸을 막고 강도 높은 수사를 위해 피의자를 구속 상태에서 조사하기를 원하기도 하는데, 이때 경찰은 검찰에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검찰은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한다. 이 경우 법원은 영장실질심사를 통해 영장을 발부하거나 기각하게 된다. 구속영장이 발부될 경우 피의자는 구치소 등 구속 상태에서 조사를 계속 받는다.

◆검사의 공소 제기

검찰의 수사가 마무리되면 검사는 피고인의 기소 여부를 결정하게 되는데, 처벌을 해야 한다고 판단되면 법원에 '공소의 제기', 즉 기소를 하게 된다. 검사는 이때 피의자를 구속 기소할지, 불구속 기소할지 아니면 약식 기소할지 결정한다.

구속 기소를 하게 되면 구속 상태, 불구속 기소되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된다. 기소는 됐지만 사안이 비교적 가벼울 경우엔 재판을 열지 않고 서류로 재판을 대신하는 약식 기소, 또는 즉결심판으로 형을 결정하기도 한다.

한마디로 형사소송의 기소 전 단계는 경찰과 검찰이 신고나 고소'고발, 사건 인지 등의 방법으로 사건을 접한 뒤 구속, 압수 수색 영장 등을 통해 수사하고, 검찰이 수사 결과를 토대로 기소하거나 불기소 결정을 하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

◆법원의 재판

검사가 공소장에 피고인의 죄상을 낱낱이 적어 법원에 제출하면 법원은 공판 기일을 잡아 재판을 시작하게 된다. 이때 죄가 있다고 의심을 받던 피의자는 피고인으로 신분이 바뀐다.

이때 피고인은 무죄를 호소하거나 형량을 조금이라도 더 낮추기 위해 자신을 변호해 줄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다. 경제적인 문제 등으로 사선 변호사를 선임하지 못할 경우엔 법원이 변호인을 선정해 국비로 변론을 맡기는 국선변호인에게 사건을 맡길 수 있다.

구속된 피고인의 경우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야 하지만 일정 금액을 내고 보석신청을 해 법원의 보석허가 결정을 받게 되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는 구속 상태만 벗어난 것이지 구속영장의 효력이 없어진 건 아니다.

재판 과정을 통해 판사는 검사가 기소한 내용과 증거를 토대로 피고인에게 죄가 있는지를 판단한다. 재판 과정에서 검사와 변호인 측은 피고인의 범죄를 두고 공방을 펼치게 되고, 결심공판에서 검사가 판사에게 형을 요구하는 구형을 하면 그날 또는 다음 기일에 판사가 형을 선고하게 된다.

◆형 집행 및 상소

판사가 형을 선고했다고 형사소송이 끝난 것은 아니다. 형사소송은 형의 집행으로 마무리된다. 판사가 형을 선고하면 검찰은 집행절차를 밟게 되는데, 피고인에 대해 교도소에 수감하거나 벌금을 받는 등의 형을 집행한다.

그러나 피고인이나 검사가 판결에 불복할 경우 상소할 수 있어 항소심이나 대법원 상고심까지 갈 경우 형사소송은 계속 된다. 1심 판결을 인정하지 못할 경우 판결 선고 후 일주일 내에 항소해야 하고, 항소심 선고에 불복할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 기간을 놓치면 상소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게 된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