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항항 앞바다 청소배 달랑 1척뿐

포항항에 배치된 35t급의 청항선 경북393호. 작고 노후돼 포항항 전체를 감당하기에는 한계에 다다랐다. 포항해양환경관리공단 제공
포항항에 배치된 35t급의 청항선 경북393호. 작고 노후돼 포항항 전체를 감당하기에는 한계에 다다랐다. 포항해양환경관리공단 제공

환동해 물류중심을 꿈꾸는 포항항이 사고위험에 노출돼 있다.

포항항의 부유 쓰레기 불법폐어망 등을 청소하는 청항선(淸港船)이 소형 1대뿐인데다 이마저도 노후돼 고장이 잦기 때문이다.

부유 쓰레기나 폐어망은 선박의 기관 고장을 일으키는 주요한 요인으로 이로 인한 선박의 표류 충돌 등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청항선이 항구를 상시적으로 청소해야 한다.

포항항의 청항선은 1987년 건조된 35t급의 경북393호. 통상적인 철선의 수명인 25년을 이미 넘긴 상태로 선체, 기관, 항해장비 등이 노후돼 큰 고장이 날 경우 속수무책이다.

선체 앞에 쓰레기 수거용 컨베이어 벨트가 장착된 35t의 작은 청항선이라 쓰레기를 조금만 실어도 항구로 다시 되돌아와야 하고 1, 2m의 작은 파고에도 항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청항선의 운항을 맡은 포항해양환경관리공단 포항지사에 따르면 전국 12개 주요 항만의 청항선은 모두 20척. 이들 중 2척을 보유한 마산항의 1척을 빼고는 포항항 청항선이 전국에서 가장 노후됐다. 선박 규모 역시 전국항만 중 최하위권이다.

포항항은 울릉행 여객선터미널이 있는 구항, 포스코 등 철강공단 물동량을 처리하는 포항신항, 환동해 물류중심항을 목표로 개발 중인 영일만항 3개 항으로 이뤄져 있다. 세 곳의 항구를 작고 노후된 1대의 청항선이 동분서주하고 있다.

동빈내항 복원사업과 영일만항의 물동량 증가로 인해 늘어나는 부유 쓰레기도 만만찮지만 2011년 여름 태풍 덴빈처럼 육지의 쓰레기들이 형산강에서 포항항으로 한꺼번에 유입되면 그야말로 24시간 초비상이다.

이 배로 수거한 쓰레기가 연평균 50t 내외였지만 태풍 덴빈이 지나간 2011년엔 100% 증가한 108t이었다.

이에 따라 포항해양환경관리공단은 지난해 포항항 청항선을 항만의 물동량 증가 등 활성화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현재 35t에서 70, 80t급의 새로운 청항선이 필요하다며 포항지방해양항만청을 통해 건의했지만 당시 국토해양부 예산안 수립과정에서 반영되지 않아 무산됐다.

포항항이 환동해 물류중심으로 거듭나기 위해 정부는 2020년까지 2조9천억원을 투입, 포항 영일만항 개발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어마어마한 국가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이다 보니 해양수산부도 영일만항 물류 활성화를 독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해양부는 부처 부활 이후 해양사고 줄이기에도 노력하고 있다.

박명균 포항해양관리공단 포항지사장은 "현재 청항선으로는 3개의 항만으로 구성된 포항항을 감당하기란 한계 상황이다. 2011년 태풍 때만 생각하면 지금도 오싹하다. 쓰레기로 뒤덮인 포항항 일대를 청소하느라 며칠 밤을 새웠고 청항선의 고장에 애를 태우기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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