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에 귀농해 지난 10여 년간 고추농사를 지으며 무농약 재배법을 개발했습니다. 집에서 잔 시간보다 연구실에서 밤을 새운 시간이 더 많아요."
지난달 18일 농림축산식품부 채소 부문 신지식 농업인으로 선정된 정용일(61'청송군 부동면) 씨가 집 옆 자신의 연구실로 안내했다. 연구실에는 독초를 달여 만든 진액과 각종 배합물이 가득 있었다. 정 씨는 이곳에서 농약 없이는 병충해를 거의 이기지 못하는 고추를 각종 독초와 토양개량제를 이용해 무농약으로 재배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정 씨는 14살 때부터 35년간 용접공으로 일했다. 그러면서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야간학교에 다니며 중'고등학교 과정을 모두 마쳤다. 일하고 공부하는 '주경야독' 습관이 낮에는 고추농사를 짓고 밤에는 무농약 재배법을 연구하는 생활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서울에서 살던 정 씨는 2000년쯤 아무런 연고도 없는 청송으로 왔고, 2003년부터 고추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컴퓨터를 한 대 구입해 닥치는 인터넷을 대로 뒤지며 무농약 재배법을 공부했다. "4년을 그렇게 하다 보니 무농약 재배 관련 약제를 저 스스로 만들 수 있게 됐습니다."
정 씨는 2006년 청송고추발전연합회를 만들어 지역민들과 무농약 농사법을 연구하고 공유했다. 그 결과, 같은 해 연합회원 68가구와 함께 ㈜우리농인증원으로부터 저농약 인증을 받았고, 2010년에는 회원 26가구와 함께 무농약 인증을 받았다.
정 씨는 이제 한 해 고추 4~5t을 수확해 2억원이 넘는 수익을 올리는 청송의 억대 농부 중 한 명이다. 경상남도 창원시 마산회원구 봉암동 주민들은 그와 계약을 맺고 매년 고추 2t을 구입한다. 이외에도 고추 수확기가 되면 그의 집을 직접 방문해 고추를 구입해 가기도 한다.
"무농약 재배 지역을 청송 전 지역으로 늘릴 계획입니다. 청정지역인데다 깨끗한 먹을거리가 보장되면 전국에서 청송을 다시 주목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청송'전종훈기자 cjh4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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