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1일 오후 대구 동구 지저동 대구국제공항 앞 도로. 45인승 버스가 공항 입구에 정차하지 않고 그대로 지나쳐 불로동 쪽으로 빠지는 샛길로 나갔다. 이어 치킨배달 오토바이가 큰 소리를 내며 차선을 넘나들면서 청사 앞을 지나자 횡단보도를 지나는 사람들이 깜짝 놀랐다. 5t 화물차는 짐칸에 불도저 등 중장비를 싣고 청사 앞을 지나갔다. 청사 직원이 도로가에 나와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들을 안내하며 차량을 통제했다. 최모(55) 씨는 "팔공산으로 향하는 차들이 많은 일요일 경우 공항 안을 관통해 가면 도로가 넓고 신호가 없어서 최대 10분 이상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항로의 교통신호를 피해 대구국제공항 내 도로를 이용하는 얌체 차량이 늘어나면서 공항 이용객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공항을 이용하지 않으면서도 공항네거리와 불로삼거리 사이의 신호를 피하기 위해 공항 내 도로를 질주하는 차량이 많다. 대구국제공항 교차로에서 공항청사 앞을 거쳐 팔공로 쪽으로 빠져나가는 거리는 630m. 공항네거리를 통과해 공항로로 가다 우회전해서 빠지는 거리는 약 600m로 공항청사를 관통하는 거리가 조금 더 멀지만 시간을 줄일 수 있어 공항 내 도로를 이용하는 운전자가 적지 않은 실정. 신호가 3곳이 있는 공항로보다 평소에는 3~5분, 차량이 몰리는 출퇴근 시간에는 5~10분까지 덜 걸린다.
문제는 청사 앞 도로가 5차로(너비 약 15m)이기 때문에 이를 건너는 공항 이용객들의 동선이 길어 교통사고 위험에 노출된다는 것. 도로 우측에 주정차하는 차량도 많아 운행하는 차량을 미처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무엇보다 주차장으로 가는 횡단보도에는 신호등이 없다.
공항을 자주 이용하는 김모(48'대구 동구 입석동) 씨는 "오후 8시 전후가 되면 청사 앞에는 2차로에 걸쳐 주차할 정도로 복잡하고 간혹 아이들이 도로로 뛰어나와 운행하던 차량이 급하게 멈추는 경우도 봤다"며 "30㎞가 제한속도지만 40㎞를 넘는 차량들도 부지기수다"고 했다.
이와 함께 좌회전만 가능한 공항 주차장 출구에 대한 문제도 지적되고 있다. 주장을 빠져나온 차량이 '우회전 금지' 안내글을 보지 못하고 습관적으로 우회전하거나, 불로동 방향으로 가기 위해 일방통행을 무시하는 경우도 있다. 또 공항네거리에선 공항 방향으로 직진이 되지 않는데도 밀고 들어오는 차들이 있어 사고의 위험성이 있다. 택시운전을 하는 배모(58) 씨는 "좌회전을 하기 위해 곡선주로를 운행하다 일방통행을 무시하고 마주 오는 차량과 부딪칠 뻔한 적이 있다"며 "야간에 기둥의 안내글을 미처 못보고 습관적으로 익숙하게 우회전하는 차들이 있다"고 했다.
동구청 교통과 관계자는 "공항청사 앞 도로는 공항 내 시설물이기 때문에 교통 흐름이나 불편에 대해서 구청에서 나서 조치를 취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며 "일방통행을 어기는 일은 도로 시스템의 문제라기보다 운전자의 실수나 빠른 길을 가려는 꼼수이기 때문에 교통대책 차원에서 접근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대구국제공항 관계자는 "공항이 들어설 때 이용객들의 편의를 위해 교통수요를 조사해 불로동으로 빠지는 작은 도로를 낸 것"이라며 "종종 길을 잘 아는 사람들이 공항을 이용하지 않으면서도 공항 내 도로를 이용하기 때문에 주차 요원들을 배치해 이용객들의 불편과 위험성을 줄이고 있다"고 했다.
서광호기자 koz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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