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경북 연구기관 노조 설립 '도미노'

작년 대구경북연구원 이어 대구TP도 전공연 가입 "권리 확보 목소리 낼

지난해 12월 대구경북연구원에 노조가 생긴 데 이어 대구테크노파크(대구TP)도 조만간 노조 설립을 앞두고 있는 등 대구경북 연구기관들 사이에 노동조합 설립이 도미노처럼 번지고 있다.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전공연)에 따르면 최근 대구TP가 전공연에 가입했으며 지부 설립 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전공연 한 관계자는 "대구TP는 노조 설립을 위해 지난해 말부터 준비해왔으며 빠르면 이번 주 안에 설립 총회를 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00년 지역 연구기관으로는 처음으로 한국섬유개발연구원에 노조가 생긴 이래 한국패션산업연구원, 대구경북과학기술원, 대구기계부품연구원 등에 잇따라 노조가 생겼고 지난해 경북테크노파크와 대구경북연구원 노조 설립에 이어 이번에 대구TP까지 노조가 만들어지게 됐다.

지역 경제계는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지역 연구기관이 각종 비리와 문제점으로 신음하는데다 독립성과 합리적인 경영이 이뤄지지 않는 데 따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지역 경제계 한 인사는 "지역 연구기관이 투명하고 깨끗하게 운영되지 않으면서 조직원들이 기관 정체성을 크게 고민하게 됐고 그런 공감대 속에서 조직원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창고가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대구TP의 경우 지난해 여러 가지 비리와 불법이 터져 나오면서 총체적인 문제가 드러난 것이 이번 노조 설립에 결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계 다른 한 관계자는 "경영이나 인사 등에 있어 문제가 끊이지 않다 보니 조직원 스스로 가만있을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생겼다"며 "대구시나 경북도가 기관의 관리감독을 넘어 지나치게 간섭하는 것도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연구기관의 노조 설립을 우려하는 시각도 적잖다. 자칫 노조가 경영에 지나치게 개입하는 등 정치세력화돼 연구기관 본연의 기능을 방해하거나 상급 노조에 종속화되는 부작용을 걱정하는 것. 지역의 한 연구원은 "노조로 인해 지자체와의 공조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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