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계·전자부품 '맞춤 여성인력'…새로운 고용창출 모델

여성인력개발센터 통해 교육…경력단절 여성은 취업 새출발, 기업은 전문인력

달서여성인력개발센터가 운영하는
달서여성인력개발센터가 운영하는 '기계'전자부품 조립 및 품질관리 기능인력 양성 과정'이 지역 맞춤형 여성인력 배출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교육생들의 직업훈련 모습. 달서여성인력개발센터 제공

대구에 일자리가 많은 기계'전자부품 등의 산업을 겨냥한 맞춤형 여성 인력개발이 주목받고 있다. 경력단절 여성들은 좋은 급여를 받으며 취업할 수 있고, 기업들은 전문 교육을 받은 인재를 충원할 수 있어 새로운 고용창출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여성이 일하기 좋은 기계'전자부품 업계

20여년 전 실업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6년간 사무직으로 근무했었던 김 모(43) 씨는 최근 새 인생을 살고 있다. 대구달서여성인력개발센터를 통해 '기계'전자부품 조립 및 품질관리 기능인력 양성' 과정에 참여한 뒤 기계부품업체에 취업이 됐기 때문이다. 15년 넘게 가정주부로 지냈던 김 씨는 '과연 내가 다시 일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앞섰지만 인력개발센터를 찾은 뒤 자신감이 붙었다. 교육과정은 사무직 대신 기계부품 현장직을 선택했다. 김 씨는 "공장일이 불편하고 위험한 환경일 것이라는 편견 때문에 꺼렸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센터에서 설명을 듣고 현장실습을 나가본 결과 좋은 급여수준과 쾌적한 작업환경에 지금은 크게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달서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3월 29일부터 시작된 기계'전자부품 조립 및 품질관리 기능인력 양성에 참여하고 있는 교육생은 모두 21명. 이들은 판매원, 학습지 교사, 자영업, 요양보호사 등 다양한 경력을 가진 40~50대 여성들이지만 지금은 기능인력이 되기 위해 착실히 훈련을 받고 있다. 낙오자는 한 명도 없다.

정미희 관장은 "센터를 찾는 대부분의 경력단절여성은 사무직 등 여성친화적인 직업을 선호한다"며 "공장이라 단어에 부정적인 편견을 가진 이들이 많지만 센터에서 직접 현장 시찰을 한 결과 여성들이 일하기에도 무리 없는 환경이라는 판단에 이번 교육과정을 선보이게 됐다. 교육과정에서도 기계'전자부품업에 대한 편견을 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앞다퉈 여성인재 채용

이들은 2개월(180시간)의 교육 기간 동안 기계 조작법, 컴퓨터자동설계(CAD), 컴퓨터수치제어(CNC) 등 현장 실무와 관련된 다양한 기술을 습득했다. 현장에서 곧바로 적용이 가능한 고급 기술을 교육받은 취업생들은 기업에서도 인기가 높다. 상아뉴매틱, 세화정공, 세양, 신양정밀, 신원, 잘만정공 등 8개 업체가 교육생들을 영입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하고 있고, 이미 훈련생 중 8명은 취업이 결정돼 전기전자 및 의료기기 부품 업체에서 근무 중이다.

여성인력 양성에 지역맞춤형 교육을 적용한 우수사례는 울산에서 찾아볼 수 있다. 울산여성인력개발센터는 울산지역 조선소에 인력이 많이 필요하다는 점에 착안해 2008년부터 선박 용접기술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해 높은 취업률을 기록하고 있다.

달서여성인력개발센터는 취업생들과 기업 모두에서 좋은 반응을 얻어 하반기(5월 27일~7월 29일)에는 해당 과정 수강생을 29명 모집한다. 대구지역에 사는 만 55세 이하 여성이면 누구나 신청 가능하다. 27일까지 이력서, 주민등록등본 등을 갖추고 센터를 방문하면 접수할 수 있다. 교육비는 무료고, 연수기간에 수당과 교통비도 지급된다.

정 관장은 "울산의 사례처럼 이 사업이 장기적으로 유지돼 지역업체에도 도움이 되고 취업자들도 좋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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