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가족 이야기] 딸 아이의 벼룩장터 물건 팔기

매월 둘째 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낮 12시 구미시청 후문에서 열리는 벼룩장터에 딸과 함께 갔다. 조금 일찍 도착해 돗자리를 깔고 본부석에 판매자 등록을 하였다. 본부석에서 준 종이에 판매한 물품의 종류와 가격을 적어 판매가 끝나면 본부석에 내면 된다. 딸이 어릴 적부터 모은 고무 딱지, 종이 딱지와 사용하지 않는 저금통, 탁상시계, 학용품, 동화책, 물총을 가져와 앞에 죽 펼쳐 놓고, 종이에 가격을 적어 물품 앞에 놓았다. 모든 물품의 가격은 1천원 이하로 판매해야 한다.

딱지는 꼬마들에게 인기 최고였다. 고무 딱지 개당 200원, 종이 딱지는 10장에 100원에 판매하였다. 예전에 딸은 학교 마치고 집에 오자마자 딱지 통을 들고 놀이터에 가서 해가 질 때까지 딱지치기를 했다. 놀이터에는 항상 딱지를 치는 아이들로 붐볐다. 딱지치기를 너무 좋아해서 걱정도 했지만 6학년이 되니까 자연스럽게 딱지치기를 덜 하게 되었다. 판매할 물품을 가방에 담고 있을 때 딸은 스스로 딱지 통을 가지고 나와 판매하겠다고 했다. 시간이 해결해 주는 것을 그동안 혼자 마음을 졸였다. 딸을 믿고 기다려 준 것이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날 총 2만7천원의 수입을 올려 딸에게 다 주었다. 딸은 중학교에 가면 교복을 사려고 통장에 저금하고 있는 중이다.

딸과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오는데 "엄마, 용돈을 받을 때는 잘 몰랐는데 내가 직접 물건을 팔아서 돈을 모아 보니까 돈이 참 소중하게 생각되고, 아껴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딸은 집에 오자마자 다음 달에 벼룩장터에서 팔 물건을 가방에 담고 있다. 벌써 다음 달 벼룩장터가 기다려진다.

김수연(구미시 송정동)

◆'우리 가족 이야기' 코너에 '나의 결혼이야기'도 함께 싣고자 합니다. 결혼에 이르기까지의 사랑스럽거나 힘들었던 에피소드, 결혼 과정과 결혼 후의 재미난 사연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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