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주고 신장 투석 환자 유인한 '사무장 병원'

본인부담금 면제 등 9억 제공…의료법 위반 운영자 구속 기소

신장 투석 환자들에게 금품을 제공하는 방법으로 환자를 유인한 속칭 '사무장 병원' 운영자가 구속 기소됐다.

대구지방검찰청 서부지청 형사3부(부장검사 박흥준)는 23일 환자들에게 9억6천만원을 제공해 환자를 유인하고, 고용 의사를 상대로 허위 진정하는 등 무고하는가 하면 근로자에겐 퇴직금을 주지 않는 등 위법 행위를 한 혐의로 '사무장 병원' 운영자 A(54) 씨를 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2010년 2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의료인이 아니면서 차례로 의사 3명을 고용해 의사 명의로 병원을 개설'운영하고, 올 3월까지 3년간 신장 투석 환자 2천810여 명에게 총 4억6천만원 상당을 제공하고 환자 3만1천700여 명의 본인 부담금 5억여원을 받지 않는 방법으로 환자를 유인하는 등 의료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또 지난해 4월 '고용 의사가 사무장인 자신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며 처벌해 달라는 취지의 허위 진정서를 노동청에 제출하고, 간호사의 퇴직금 534만원 상당을 지급하지 않는 등 무고 및 근로자 퇴직급여 보장법 위반 등의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 조사 결과 A씨는 신장 투석 전문병원을 운영하면서 매달 환자 60명에게 1인당 20만원의 본인 부담금을 면제해주고 환자들에게 매달 평균 15만원을 제공하는 등의 방법으로 혜택을 주고 환자를 유치'유인했다는 것이다.

대구지검 서부지청 형사3부 박흥준 부장검사는 "A씨가 고용 의사에게 1천500만원 상당의 급여를 지급하고, 환자들에게 매월 2천200만원(진료비의 20%)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면서도 병원을 정상적으로 운영한 것은 신장 투석의 건강보험 진료수가(1회 평균 15만원)가 높아 이윤이 크기 때문"이라며 "사무장 병원은 고용 의사 명의로 병원이 개설, 운영되기 때문에 병원 운영에 따른 법적 책임을 의사가 부담하는 만큼 '사무장 병원' 운영자가 그 점을 악용해 쉽게 위법 행위를 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