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안철수 신당'이 가야 할 길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다음 달에 두뇌 집단인 '정책 네트워크 내일'을 출범하기로 해 사실상 신당 창당 수순에 들어갔다. 안 의원은 이러한 해석을 경계했지만, 최장집 '내일' 이사장은 진로와 관련해 신당을 만드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안 의원이 민주당과 선을 긋고 독자 노선을 가기로 한 이상 현실 정치에서 신당 창당을 통한 세력화는 피할 수 없다고 할 수 있다.

안 의원 측의 움직임으로 말미암아 새누리당과 민주당 일부 의원의 이름이 거론되는 등 인재 영입설이 벌써 제기되고 있다. 신당의 형태가 윤곽을 드러내면 정계 개편의 신호탄이 울리면서 민주당과의 야권 주도권 경쟁도 본격화된다. 15곳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10월 재'보선과 내년 6'4 지방선거가 '안철수 신당'이 뿌리내릴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안 의원은 지금까지 '새 정치'와 정치 개혁을 원론적 수준으로만 언급, 정치적 실체가 모호하다는 지적을 받았음에도 인기를 얻고 있다. 그에 대한 국민적 기대가 적지 않다는 의미와 함께 기성 정치와 정당에 대한 실망감이 커 반사적 이익을 얻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최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신당'이 출현하면 지지율이 새누리당에 근접하고 민주당은 압도하는 것으로 나타난 데에서 알 수 있다.

안 의원의 정치는 신당 창당을 통해 좀 더 구체화하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정치 공학적 창당의 단계를 벗어나 정치권 밖의 참신한 인재를 모으고 기존 정당과 차별화되는 정치적 가치와 노선, 구현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 정치 개혁을 위한 혁신적인 정당 구조도 담아내야 한다. 기존 정당을 자극해 국민을 바라보고 함께 경쟁하면서 정치 발전의 토대를 닦는 일이 안 의원이 가야 할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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