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훈 첫 시집 '붉다'/장병훈 지음/황금우물 펴냄
동곡학원의 선화여고 국어교사로 근무하고 있는 저자가 열정을 뿜어낸 첫 번째 시집이다. 현대불교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 중인 저자는 이번 시집을 통해 강렬한 시구와 현대적 트렌드를 반영한 시로 눈길을 끌고 있다. 언뜻 봐도 신선한 시 2편을 소개한다.
'압화(壓花), 하고 소리 내어보면 아파가 된다/ 그도 나의 눌림꽃이었을까 나는 누군가의 눌림꽃이었을까/ 가슴 눌려보지 않은 사랑은 꽃으로 피어날 수 없다/ 누군가의 영원한 꽃이 되기 위해서 꽃은 절정의 순간에 자기 몸을 던진다'(16쪽 '압화, 아파' 중에서)
32쪽에 소개된 '첫눈'이라는 시는 트렌드 시처럼 세태를 파고든다. '똥꼬치마 입은 처녀들이 평화시장 닭똥집 골목식당 '아가씨와 건달들' 속으로 몰려간다/ 튀김 기름 들끓는 소리와 처녀들의 수다스러운 입술이 가관이다/ 닭똥집 씹는 처녀들의 보조개 속, 사뿐 첫눈이 다녀갔다/ 불빛이 깊어가는 동안 소주병 몇 넘어져 무릎이 까지고'
공광규 시인은 "장병훈은 보편적 주제를 다양한 창작방법을 활용해, 시를 읽는 비유의 맛과 반전의 재미를 준다"며 "시가 인간에게 주는 본질적 기능인 쾌락과 효용을 잘 이해하고 있는 시인"이라고 소개했다. 103쪽, 8천원.
권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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