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딱딱했던 군 부대 담장 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대구보건대 벽화 봉사활동 비용은 산학기업서 지원

"삭막한 군 부대 담장이 활짝 피었습니다."

대구보건대학교(총장 남성희) 교수와 학생들이 6'25전쟁 63주년을 한 달 앞두고 지역 군 부대 담장 미화 봉사를 펼쳤다.

이 대학 의료환경디자인계열 교수 7명과 1, 2학년 학생 40명은 25일 육군 50사단 신병교육대 연병장 담장을 볼거리 가득한 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오전 8시 현장에 도착한 일행들은 높이 2m, 길이 120m의 담장을 6개 구간으로 나눠 벽화를 제작해 나갔다. 벽화 도안은 교수들이 아이디어를 내 꽃과 나비, 나무를 주제로 삼았다. 훈련을 하는 신병들이 화사한 벽화를 보고 힘을 내라는 뜻에서다.

학생들은 먼저 수성페인트로 연회색의 바탕색을 칠하고, 이후 6개 조로 나누어 도안에 따라 밑그림을 그린 후 유성페인트로 색을 입혀나갔다. 한낮 온도가 30℃에 육박하면서 학생들의 얼굴에는 구슬땀이 흘렀다. 오후가 되자 삭막했던 회색빛 담장이 화려한 거리 미술관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이날 벽화 단장 사업은 50사단의 요청으로 이루어졌다. 대구보건대 의료환경디자인계열은 지난해 9월 경북 울진의 한 군부대 담장을 벽화로 제작한 경험이 있다. 매년 홀몸노인, 외국인 근로자 등 어려운 이웃을 위해 도배, 장판을 깔아주고, 공공기관 담장 벽화 활동을 해 왔던 의료환경디자인계열 교수와 학생들은 흔쾌히 담장 미화 봉사를 수락했다.

50사단 측에서는 대구보건대 일행들에게 음료와 식사를 제공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천막을 쳐서 간이휴식 공간을 제공했다. 페인트 비용 등 경비 300만원은 지역의 한 산학협력 기업이 지원했다. 학생들은 오후 7시까지 작업을 계속해 벽화사업을 마무리 지었다.

의료환경디자인계열 1학년 대표 한성수(19) 씨는 "처음에는 막막했는데 한 사람이 아닌 여러 사람이 힘을 합치니 재미도 있고 보람도 느꼈다" 며 "몇 년 후 어느 부대건 입대해서 신병교육을 받게 되면 이날 봉사활동이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고 말했다.

계재영(54) 학과장은 "이번 봉사활동은 학생들이 전공을 살려 아름답게 재능을 기부한 좋은 사례"라며 "가능하면 매년 이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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