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대생 피살' 휴대전화 마지막 위치 조회 왜 다를까

경찰 "대구 중구 공평동 인근" 소방본부 "경북대 북문 인근"

이달 25일 새벽 술을 마신 뒤 택시를 타고 귀가하던 여대생 A(22) 씨가 다음 날 경북 경주의 한 저수지에서 숨진 채 발견됨에 따라 사건 경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씨의 마지막 통화 기록은 25일 0시쯤 친구들과의 통화였다. A씨는 24일 오후 4시부터 25일 자정까지 대구 중구 삼덕동의 한 커피숍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아르바이트를 마친 뒤 가족에게 "친구들과 술을 마시기로 했다"고 연락한 뒤 친구와 연락해 로데오거리의 한 클럽에서 지인들을 만나 술을 마셨다. 이날 A씨와 함께 술을 마신 지인들에 따르면 A씨와 친구들은 4시간가량 맥주와 칵테일을 나눠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오전 4시 20분쯤 A씨는 술집에서 나와 중구 삼덕소방서 앞에서 손님을 태우기 위해 기다리고 있던 택시를 탔다. 지인은 경찰 조사에서 "모두가 취해 있어서 택시의 차종과 번호가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이날 아침까지 A씨가 집에 들어오지 않아 A씨의 어머니는 여러 차례 휴대전화로 전화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결국, 이날 오후 7시쯤 대구 중부경찰서로 실종 신고를 했다. 실종 신고 당시 A씨의 휴대전화 최종 위치는 대구 중구 공평동 인근으로 조회됐다.

A씨의 행방이 밝혀진 것은 다음 날 오전 10시 30분 경북 경주시 건천읍 화천리의 한 저수지. 이곳에서 낚시하던 낚시꾼에 의해 물 위에 떠있는 A씨의 시신이 발견됐다. 저수지는 A씨가 택시를 탄 지점에서 68㎞가량 떨어진 거리로, 택시를 타고 1시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다. 발견 당시 A씨는 윗니 3, 4개가 부러지고 얼굴에 심한 타박상을 입었으며, 하의가 벗겨지고 상의는 속옷만 걸친 상태였다.

경찰은 실종된 곳에서 가까운 대구 공평동에서 최종 위치가 확인됨에 따라 택시의 행방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한편, 실종 신고 이후 가족이 소방본부에 따로 의뢰한 휴대전화 위치 추적 결과는 대구 북구 산격동 경북대 북문 인근으로 나왔다.

경찰 관계자는 "택시기사가 여대생을 태우고 경주로 가는 길에 휴대전화를 경북대 북문 근처에 버리고 갔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며 "사건 현장 주변 CCTV와 대구를 드나드는 고속도로 톨게이트 CCTV를 확보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선화기자 freshgirl@msnet.co.kr

◆여대생 피살 사건 시간별 상황

▷25일 0시=대구 중구 삼덕동 커피숍에서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나와 친구 3명을 만남

▷25일 오전 4시=중구 삼덕동 한 클럽에서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삼덕소방서 앞에서 택시를 타고 귀가

▷25일 오후 7시=가족, 휴대전화가 꺼져 있고 연락이 되지 않아 경찰에 실종 신고. 경찰, 휴대전화 위치 추적 결과 중구 공평동으로 나옴

▷26일 오전 10시 30분=경주시 건천읍 화천리의 한 저수지에서 발견. 가족, 소방본부 휴대전화 위치추적 결과 대구 북구 산격동 경북대 북문 인근으로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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