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예산 막힌 교통 인프라 사업, 완공 시점조차 안 보인다

대구경북 국책사업 '비상', 광역전철망 등 신규사업은…

정부가 도로'철도 등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 투자를 대폭 축소할 방침이어서 대구경북이 비상이 걸렸다.

대구도시철도 1호선 경산 하양 연장을 비롯한 대형 국책사업이 아예 중단 위기에 빠졌고, 현재 추진 중인 대구경북의 주요 고속도로와 철도 건설사업도 큰 차질을 빚게 됐기 때문이다.

특히 고속도로'철도가 없는 경북 동해안과 청송, 영양 등 북부 지역은 '육지 속의 섬'으로 불릴 정도로 교통 인프라가 취약한 상황인데도 무조건 SOC 예산을 줄이는데 대해 지역 각계가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대구, 광역전철망 적신호

대구시는 2017년까지 구미~대구~경산(61.85km) 간 광역전철망 구축을 계획하고 있지만, 이 같은 신규사업은 당분간 추진 자체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시는 장기적으로는 김천~구미(22.9km), 경산~밀양(44.7km), 대구~하양~영천(38.6km) 구간의 단계적 건설을 통해 대구 광역경제권 외연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지만, 정부 방침대로라면 수년간 유보해야 할 형편이다. 도시철도 1호선과 연계한 국가산업단지 연결(대구 달성군 화원읍~경남 창녕군 대합면 31km) 광역 철도사업 추진도 주춤할 수밖에 없다는 것.

기존 투자 사업 가운데 가장 우려를 사고 있는 국책 프로젝트는 2008년 착공한 88고속도로 확장 공사이다. 모두 2조835억원을 투입하는 이 사업은 애초 계획대로라면 올해 말 완공되어야 하지만 그 시기가 2015년으로 미뤄졌다. 영호남 지방자치단체장들은 여러 차례 88고속도로 확장의 조기 완공을 정부에 촉구했으나 예산 확보가 자꾸만 뒤로 밀렸다.

대구-광주는 달빛동맹 공동 과제 가운데 하나로 '88고속도로 조기 확장'을 선정했지만 SOC 예산 삭감이라는 암초를 만나 조기 확장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경북, 남북'동서 기간망 올스톱

정부가 SOC 사업에 대한 지원을 걸어잠그면서 경북이 추진 중인 신규 도로'철도 구축 사업은 '올스톱'될 처지다. 경북도는 도청 신도시와 세종시를 잇는 고속도로 건설 사업이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3조5천억원이 소요되는 이 사업은 기본 조사 및 예비타당성 조사를 위해 국비 100억원을 신청할 계획이었다.

대선공약인 중부내륙고속복선 철도 건설 사업도 중단될 공산이 크다. 국도 건설 사업인 경주 양남~감포간 국도4차로와 예천~지보 간 국도 개량 사업, 와룡~법전 간 국도 확장 사업, 안동~영덕 간 국도 선형 개량 사업 등도 중단될 위기다. 경북 지역의 국가지원예산 건의 사업은 국도 44곳, 고속국도 10곳, 철도 12곳, 국가지원지방도 17건, 국도대체우회도로 8건 등이며 올해에만 국비 3조3천70억원이 지원됐다.

수년 전부터 추진해온 도로'철도망 구축 사업들도 준공 시기가 크게 늦어질 전망이다. 경북도는 내년도 도로'철도 부문 국가지원예산은 올해에 비해 40%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경북도는 내년도 국비 5조6천258억원을 요청할 계획이지만 실제 반영 예산은 절반도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이 때문에 2015년 완공 예정인 상주~안동~영덕 간 동서4축 고속도로의 준공 시기도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 경북 동해안 지역의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으로 기대되는 이 사업에는 사업비 2조7천366억원이 필요하지만 아직 1조1천904억원만 투입된 상태다.

내년 준공예정인 포항~울산간 고속도로와 88고속도로 확장 사업, 기본 설계 중인 포항~영덕 간 고속도로, 성서~지천 간 고속도로, 상주~영천 간 고속도로 등도 벽에 부닥쳤다. 울릉도 주민들의 오랜 숙원이었던 울릉 일주도로 건설 사업도 당초 예정됐던 2016년보다 준공이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

경북도 관계자는 "SOC 관련 예산 전체가 줄어드는 만큼 기존 사업을 마무리하는데 집중할지, 신규 사업을 계속 추진할 지에 대해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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