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은행이 내놓은 '울릉 관광산업 육성안'

"씀씀이 큰 외국인 유치, 인터넷 예약·카드 결제 필수"

울릉도 도동항에서 관광객들이 육지로 나오기 위해 배에 오르고 있다. 울릉도 관광산업이 매년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에 발맞춘 고부가가치 상품개발이 뒤따르지 못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신동우기자
울릉도 도동항에서 관광객들이 육지로 나오기 위해 배에 오르고 있다. 울릉도 관광산업이 매년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에 발맞춘 고부가가치 상품개발이 뒤따르지 못해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신동우기자

울릉군은 요즘 숙원사업이던 복수노선 정상화를 앞두고 크게 들떠 있다. 섬 주민들의 편의는 물론이고 물동량 증가로 인한 물가 안정, 관광객 유입 증가 등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울릉군이 관광유관산업을 제대로 육성하지 못한다면 애써 구축된 복수노선에 따른 관광수요 창출 및 지역경제 활성화는 기대치 이하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한국은행 포항본부가 내놓은 '울릉지역 관광유관산업 육성방안'을 통해 울릉군이 제주도에 버금갈 수 있는 관광지로 우뚝 설 수 있는 길을 살펴본다.

◆울릉군의 강점과 약점

울릉군은 2000년 초반부터 10년간 관광유관산업의 연평균 성장률이 경북(3.6%)의 두 배 수준인 6.1%를 기록했다. 특히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산업은 연평균 10.2%의 고성장을 이어갔고, 도소매업도 4.7%의 안정적 성장세를 보이며 울릉군의 미래를 밝게 했다. 2005년 이후부터는 관광객 방문 숫자도 연평균 12.4%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관광매출액 역시 연평균 26.5%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관광업의 꾸준한 성장에 힘입어 울릉도'독도의 공시지가 상승률이 전국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관광단지 및 연구기지 유치, 숙박시설 건설 등이 활발해진 덕분이다. 국토해양부가 최근 발표한 '2013년 1월 1일 기준, 표준지 공시지가'에 따르면 지난해 울릉군의 공시지가 상승률은 24.03%로 전국 평균 2.7%를 크게 웃돌았다.

반면 울릉군의 경제성장률(GRDP)은 같은 기간 연평균 2.7%로 경북(4.2%)보다 낮게 나타나 관광업을 제외한 운수업'농림수산업'건설업 등이 취약하다는 것을 방증했다. 특히 경제성장률이 호황일 때 최고 31% 이상 성장과 침체기 -37.9% 성장을 넘나드는 등 굴곡이 심해 대규모 산업기반을 갖춘 제조업 육성의 필요성도 지적됐다.

◆울릉군의 미흡한 관광 인프라

울릉군은 관광유관산업은 커가고 있지만 사업장 근무자의 부가가치는 전국의 절반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울릉도 관광경기가 계절에 따라 큰 편차가 있다는 점도 있지만 대형 음식점과 숙박, 유통업체의 입점이 어렵다는 것이 보다 근본적인 원인이다. 먹고 자는 관광 인프라가 부족하다 보니,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04년 0.14%에서 2011년 0.28%로 1% 진입이 어려운 실정이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가 필요한 것은 관광 지출액이 크기 때문. 내국인 1명이 울릉도를 방문하면 평균 25만2천원을 쓰지만, 외국인은 147만8천원을 쓴다.

울릉군내 주요 숙박시설에 대한 관리 미흡도 관광산업의 발목을 잡는 이유로 지적되고 있다. 울릉군에 자리한 22곳 숙박업소 가운데 1개소만 인터넷 예약이 가능해 젊은층들의 이용을 어렵게 했다. 또 객실 정보 미공개를 비롯해 사전 회원가입 조건 부과 등도 숙박시설에 대한 개선점으로 꼽혔다.

◆울릉군의 미래발전 방안

울릉군의 주요 성장동력 가운데 하나를 꼽는다면 단연 '독도'다. 특히 일본의 자국 영토 주장이 강해진 2005년부터 독도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져 독도 방문에 따른 울릉도 관광객이 크게 늘었다. 특히 독도 이슈가 부각될 때마다 울릉군은 평소보다 2, 3배 많은 관광객이 찾았다. 이 때문에 독도를 활용한 관광 마케팅 방안 수립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여기에다 울릉군은 독도와 더불어 우산국(울릉도의 옛 명칭)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제시한다면 관광객 유입은 더욱 늘 전망이다.

울릉도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관광객 수가 급감하는 겨울철 먹거리 발굴에 고심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겨울철만 되면 울릉군 관광객은 연평균의 3% 수준으로 떨어진다. 일본 훗카이도가 눈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해 전체 관광객의 22.9%를 겨울에 유치한다는 점을 울릉군이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울릉군은 현재 시행하고 있는 눈꽃축제를 전국 축제로 확대해나갈 필요성과 눈을 활용한 이벤트, 해맞이 등 다양한 행사를 마련한다면 겨울철 관광객 유입에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울릉군도 지역민들의 소득 향상을 위해 관광과 연계할 수 있는 산업 육성에 주력해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현재 경북 동해안 친환경농산물 인증 1천103건 가운데 울릉군이 올린 것은 5건에 불과하다. 청정 해양지역이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은 수치다.

현재 울릉군의 주요 농산물은 마을 단위로 제조한 가정식이기 때문에 유통이나 보관'판매 등에 어려움이 있어 울릉군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울릉군의 보유 자원개발도 중요한 문제다. 울릉군은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많은 천연가스의 고체 에너지원인 가스하이드레이트(약 6억t) 보유 지역이다. 이 때문에 이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생산기반이 하루빨리 조성돼야만 또 다른 울릉군의 먹거리가 보장된다는 주장이다.

울릉군은 현재 지열 연료전지 소수력 발전시설 기반 구축을 포함한 탄소저감의 녹색섬 조성 활동을 비롯해 관광휴양섬 건설, 동해 심해생물자원관 건립, 울릉 경비행장 건설 등을 추진하며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포항'박승혁기자 psh@msnet.co.kr

신동우기자 sdw@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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