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에 발 벗고 나선 정부

"생산 농가와 대형 유통업체 직거래 돕겠다"

정부는 27일 농협 등 생산자 단체 중심의 유통경로를 활성화해 도매시장
정부는 27일 농협 등 생산자 단체 중심의 유통경로를 활성화해 도매시장'대형마트가 과점한 농산물 유통구조에 경쟁을 유도하기로 하는 등의 수급안정대책을 발표했다. 왼쪽부터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 현오석 경제부총리,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정부는 배추, 양파 등 주요 품목의 5개년 평균 가격 분포를 분석해
정부는 배추, 양파 등 주요 품목의 5개년 평균 가격 분포를 분석해 '가격 안정대'를 설정하고, 농산물 가격이 이 범위를 벗어나면 '주의-경계-심각' 단계로 경보를 발령해 단계별로 산지동향 점검, 비축물량 공급, 관세인하 등 수급안정대책을 시행한다. 표는 구간별 빈도 및 위기단계 대분을 나타내고 있다.

"농산물유통구조 개선문제는 이전에도 많이 시도됐지만 안 된 이유는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고, 복잡한 유통구조에 대한 정리가 잘 안 된 측면도 있지 않나 생각한다. 그래서 도매시장, 새 유통경로 확대, 품목별로 주요한 품목에 대한 관리나 이러한 것에 대해 새로운 대책을 마련했다고 생각한다."(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공산품과 달리 농산물은 전국에 분산돼 있는 수많은 소규모 생산자들에 의해 출하되고, 유통과정에도 부패나 변질 등이 쉽기 때문에 유통비용의 절감이 어려운 면이 많다. 그렇지만, 이번 대책은 과거와 다른 점이 유통 간 경쟁을 통해 농산물 유통 개선 대책에 초점을 맞췄다."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기획재정부와 농림축산식품부가 고질적인 농수산물 유통구조 개선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 기존의 복잡한 유통 경로를 농협과 수협 중심으로 간소화시킴으로써 과도한 가격 거품을 뺀다는 것이 그 핵심이다. 그동안 농산물 파동을 겪을 때마다 문제점으로 거듭 지적되어 왔던 유통구조를 이번에야말로 근본적으로 뜯어고치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여진다.

27일 정부가 세종청사에서 발표한 농산물 유통구조개선 종합대책 브리핑 가운데 우선 청과'수산물의 물동량이 집중되는 도매시장의 운영방식을 개선하고 생산 농가와 대형유통업체와의 직거래를 활성화하겠다는 방안이 주목된다. 앞으로 농가와 소비자가 더욱 가까워지는 유통구조가 형성될 것이라는 얘기다.

그동안 산지가격과 소비자가격의 현저한 차이는 철저히 중간거래상의 몫이었다. 땀 흘린 농민들은 밭고랑을 갈아엎을 정도로 낮은 판매가에 시달리는데 정작 소비자들은 높은 식탁물가 때문에 지갑이 쉽사리 열리지 않았다. 이는 비효율적인 유통구조 때문이다.

이번에 정부는 제도 개선에 방점을 뒀다. 하지만, 정부의 철저한 수급조절과 농협의 역할도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비축량을 늘리거나 계약재배 확대 등으로 수급 조절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유통구조 개선에 농협이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진정 농민을 위해 거듭나야 한다는 지적도 잊지 않고 있다.

다음은 현오석(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동필(이)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일문일답.

-농산물 유통구조 문제가 과거 대책과 다른 점은.

▶(현) 다른 점은 '경쟁'이다. 그동안 농협을 통한 출하 등에 농산물 유통 대책의 초점을 맞춰왔다. 그런데 대부분의 농산물이 도매시장과 대형 마트를 통해 거래된다면 이걸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번에는 유통 경로 간에 경쟁이 이뤄지도록 거래 방법이나 규제 등을 완화하고 도매시장을 활성화하고 다양한 형태의 직거래를 통해 단계별로 비효율을 극복하려 한다.

-유통구조 개선은 오랜 숙제다. 과거엔 왜 못했나.

▶(현)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었고 복잡한 유통구조에 대해 정의가 잘 안 돼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 세 파트로 유통시장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품목별로 관리하는 등 새로운 대책을 마련했다.

▶(이) 유통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기가 쉽지 않다. 공산품과 달리 전국에 분산된 수많은 소규모 생산자가 생산에 참여하며 부패도 쉬워 유통비 절감에 어려움이 많다. 과거 유통정책은 농협을 통한 계통출하에만 초점을 맞춰왔다. 그러나 이번 대책은 유통경로 간 경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한 것. 도매시장에 있어 도매법인 거래여건 등 규제를 완화키로 했다. 도매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조치다. 다양한 형태의 직거래도 도입해 유통단계 비효율을 극복하려 애썼다.

-기존 유통채널에 경쟁을 도입할 경우 반발은 없을까.

▶현재 산지수입상을 통해 도매시장으로 가는 경우가 전체의 53% 정도다. 이들을 협동조합화 한다든지 해서 농산물 저장 등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게 할 생각이다. 그러면 반발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생산자의 최초 생산가격 정보를 제공하는 방안은 어려운가.

▶(이) 최근 5년간 월별로 배추나 무 등의 품목별 평균 가격이 있다. 이런 부분을 공개해 그걸 기준으로 여기서 얼마나 벗어나는지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농민과 수집상이 일률적으로 가격을 공개하기가 쉽지 않다. 전파시스템을 갖추도록 노력하겠다.

-농협이 역할을 제대로 못해 현재의 유통구조에 문제점이 생겼다는 지적이 있다.

▶(이) 농산물 유통에 있어 농협이 그렇게 많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 않았다. 전체 유통의 11% 정도에 불과하다. 농협은 연계된 생산자단체가 많은 만큼 유통구조 개선에 큰 역할을 할 것이다. 물론 농협이 기존 역할도 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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