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목요일 오후, 교수님은 '부재중'

수도권 출신 국립大 교수들 상당수 주소지 지역 안옮겨…금요일 수업 안잡고

대구경북 주요 국립대 교수 상당수가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 주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에 주소를 둔 이들 상당수는 전세나 월세로 학교 인근에 거주지를 확보한 뒤 금요일이 되면 상경하는 실정이다.

교육부가 새누리당 서상기(대구 북을) 의원에게 제출한 '경북대, 안동대, 금오공대 교수진 주소지 현황'에 따르면 구미 금오공대의 경우 서울'경기 수도권에 주소를 두고 있는 교수가 22.6%에 달했다. 총 208명의 교수 중 47명이 서울 등 수도권에 주소를 두고 있다. 대구에 주소를 둔 이들도 54명이나 됐다. 오히려 구미와 김천 등에 살고 있는 교수는 90명으로 전체의 절반도 안 됐다.

안동대도 비율은 낮았지만, 서울 등 수도권에 주소를 둔 교수 숫자는 비슷했다. 안동대 교수 271명 중 42명(15.5%)이 서울 등 수도권에 주소를 두고 있다. 대구에 주소를 둔 이들도 30명에 이른다. 다만, 금오공대와 달리 188명이 안동에 살고 있다.

경북대 교수 64명도 서울 등 수도권에 주소를 두고 있다. 다만, 전체 1천161명의 교수 중 64명(5.5%)에 그쳐 상대적으로 비율이 낮았다. 이는 상주캠퍼스와 통합되면서 교수 숫자가 늘었고 상주에 살고 있는 이들까지 더해진 결과로 분석된다.

이 같은 현상의 원인으로 편리해진 교통 여건이 꼽힌다. 구미에서 대구까지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고속도로에서만 소요되는 시간이 20분 안팎. 특히 KTX 김천'구미역에 정기적으로 정차하는 열차가 생기면서 구미 금오공대 교수들이 서울을 오가는데 편해졌다. KTX를 이용해 서울로 가더라도 1시간 남짓이면 충분하기 때문이다.

서울에 주소를 둔 한 교수는 "서울시내에서 이동하더라도 차가 밀리면 2시간 걸리는 건 기본이다. 서울에 있는 집에서 구미에 있는 학교까지 오는데 2시간이면 충분하다. 아이 교육 등을 감안하면 구태여 주소를 옮길 필요가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구미와 안동은 서울 등 수도권과 상대적으로 거리가 가까워 굳이 주소를 옮길 필요가 없어졌다. 안동에서 서울까지도 2시간 남짓이면 갈 수 있으며 대구도 중앙고속도로를 이용하면 1시간 30분 만에 주파할 수 있는 100㎞ 정도의 거리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부 교수 중에는 금요일 수업을 편성하지 않고 목요일에 수업을 마치도록 해 목요일 오후부터 월요일 오전(4박5일)까지 주소인 수도권에 머물러 학교에 머무는 기간은 3박4일에 불과한 이들도 있다.

한 대학 관계자는 "일부 교수들은 금요일 수업을 일찍 마치거나 목요일까지만 수업을 짜 학생들의 수업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며 "공무원 신분인 국립대 교수들이 수도권에 집을 두고 출퇴근을 하고 있는데 대구나 김천 등 혁신도시로 본사를 이전하는 기업들의 직원들은 오죽하겠느냐"고 말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