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해마다 입학생 줄어…" 포항 외국인학교 설립 제동

포항 외국인학교 설립이 2016년까지 잠정 연기됐다. 갈수록 줄어드는 외국인 입학생의 수와 경기침체에 따른 설립비용 부담 때문이다. 포항시는 각종 외국인 기업 유치와 우수 연구 인력 유입 등 외국인학교 설립 활성화 방안을 찾겠다는 복안이지만 경기침체가 장기화할 경우 설립 계획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난 2010년 포항시와 학교법인 포스코교육재단은 포항시 남구 대잠동에 총사업비 269억원을 들여 부지 1만4천413㎡, 건축 연면적 1만2천837㎡ 규모의 외국인학교를 설립하는 계획을 수립했다. 이를 위해 양 기관은 지난 2011년 1월 지식경제부 외국인투자위원회에 심의를 신청, 국비 53억원을 확보하고 지난해 12월 외국인학교 기본 실시설계까지 시행했다.

그러나 포항시는 28일 "당초 예정돼 있던 외국인학교 설립 완공일을 기존 2014년 8월에서 최소 2년간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외국인 학생이 해마다 줄어드는 데다 외국인 유치 자체가 힘들다는 게 이유다. 포항시에 따르면 포항지역 외국인 학생(초'중'고)은 지난 2008년 184명에서 2009년 179명, 2010년 169명, 2011년 153명, 지난해 117명 등 매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또 경제자유구역과 블루밸리(국가산업단지) 조성 등 외국인 유치 추진 실적이 당초 계획 대비 27% 수준에 머물면서 외국인학교 취학 자원 확보가 불투명하다는 것.

포항시는 2015년 이후 포항경제자유구역과 블루밸리 등이 착공하고 현재 추진 중인 제4세대 방사광가속기 설립이 완공되면 외국인 유치가 활발해져 외국인학교 설립이 재개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영천에 들어설 예정인 미국 보잉사의 항공전자장비 MRO(유지'보수'정비)센터가 건립되고 포항-울산 간 고속도로가 완공되면 통학 가능한 인근 지역의 외국인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게 포항시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러한 전망이 모두 국내'외 경기가 회복된다는 가정하에 수립된 탓에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더구나 포스코교육재단 역시 '운영비 손실액 증가가 예상된다'며 포항시에 설립 연기를 요청하는 등 경제성을 이유로 설립 자체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최규석 포항시 전략사업추진본부장은 "현재로서는 외국인학교 운영에 따른 단점이 더 커 보일지 모르나 향후 경제자유구역과 허브물류산업 개발 등 포항이 세계적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시설"이라며 "결코 취소된 것이 아니라 잠시 숨을 고르고 있는 것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포항'신동우기자 sdw@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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