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앞두고 대구시가 야심 차게 조성했던 대구스타디움몰(쇼핑몰)이 애물단지로 전락할 처지다.
대구스타디움몰에 입접한 홈플러스가 휴일의무휴업 시행으로 극심한 영업부진에 시달리면서 덩달아 쇼핑몰에 입점한 자영업자들도 극심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대구시는 스타디움몰에 복합문화레저시설과 쇼핑시설을 유치해 대구의 랜드마크로 만들려던 구상을 가졌지만 쇼핑몰의 극심한 영업부진과 시민들의 외면으로 딜레마에 빠졌다.
대구스타디움몰은 주말이나 휴일 대구스타디움을 찾는 4만~5만 명의 시민들에게 쇼핑 편의를 제공하고 주변 상권 개발을 위해 추진한 민자사업. 시는 2011년 8월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코앞에 두고 급하게 스타디움몰을 개장하면서 세계인들로부터 망신살을 당하지 않기 위해 대형마트 입점에 공을 들였고 결국 홈플러스가 들어오게 됐다. 당시 대구시의 홍보와 대형마트가 입점해 있다는 점 등을 보고 130여 개 매장이 입주했다.
하지만 홈플러스의 일요일 의무휴업으로 쇼핑몰 내 소상공인들의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 홈플러스 대구스타디움몰점은 이용객 부족으로 하루 매출이 1천만원 안팎에 머무르는 때가 많을 정도로 극심한 매출 부진을 겪고 있다.
일반 자영업자들은 대부분 보증금과 월세를 내지 못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매장의 80% 이상이 월세나 관리비를 체납하고 있으며 일부 상인들은 3억원 안팎의 손해를 보고 철수하기도 했다.
상인들은 2년, 3년, 5년의 임대계약을 맺고 상가에 들어왔는데 계약을 파기하고 나갈 수도 없는 진퇴양난의 상황이다. 계약조건에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나갈 경우 6개월치 월세와 관리비를 위약금으로 물어야 하기 때문이다.
상인들은 대형마트에다 시내면세점, 이벤트'문화 공연장까지 들어선다는 쇼핑몰의 홍보로 동성로 중심상가에 버금가는 보증금과 임대료를 내고 매장을 열었지만 개발업체가 약속했던 연간 450만 명의 쇼핑객은커녕 주말에도 유동인구가 예상치의 25% 수준에도 못 미치고 있다.
가장 심각한 날은 매월 둘째, 넷째 일요일이다. 홈플러스가 휴업하는 이때는 쇼핑몰 전체가 유령상가처럼 변한다. 일요일에 대구스타디움을 찾는 시민들은 많지만 쇼핑몰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홈플러스가 영업을 하지 않다 보니 쇼핑몰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는 것.
이 때문에 상인들은 대구시와 수성구에 홈플러스의 의무휴업 탄력적용을 요구하고 있다.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에는 의무휴업일은 공휴일 중에서 지정하되 이해 당사자와 합의를 거쳐 공휴일이 아닌 날을 지정할 수 있도록 규정, 탄력적 적용이 가능하다.
스타디움몰 한 입주상인은 "스타디움몰 주변에는 전통시장이나 골목상권이 없어 대형마트의 휴업일을 탄력적으로 운용해도 피해가 없고, 오히려 시민편익을 높일 수 있다. 또 자영업자도 상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