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말산업의 허브, 영천

영천은 일조량이 풍부하고 금호강 상류를 따라 구릉지대가 많아 목초 생산과 말 사육에 적합한 곳이다. 그래서 예로부터 말에 대한 유물과 역사 기록들이 많은 편이다.

1918년 영천 금호읍 어은리에서 발견된 마형대구(馬形帶鉤'말 모양 허리띠의 물림 버클)는 2천여 년 전 이 일대에서 번성했던 부족국가인 골벌국 수장의 것으로 추정돼 사료적 가치가 매우 높다. 영천 신녕면 매양리에는 지방역원의 중심인 장수역(長水驛)이 있어 영천이 고려와 조선시대 장수역을 중심으로 상당수의 역마를 운영한 말의 고장이었음을 알 수 있다. 또 영천시내 조양각 일원에서는 경상감사가 조선통신사 사행원들에게 베푼 전별연과 마상재(馬上才) 공연 기록들이 남아 있다. 영천은 부산으로 향하는 사행노정에 포함돼 갈아탈 말을 관리하거나 마상재 공연을 위한 말들이 많았다고 볼 수 있다. 영천에는 말에 관한 설화도 많다. 신라 때에는 수도 경주로 가는 길목에서 말에게 먹이를 주고 편자를 교환한 곳이기도 하다.

영천 임고면에는 2009년 국내 최초로 지방자치단체에서 73만㎡에 걸쳐 조성한 '운주산승마자연휴양림'이 있다. 운주산승마장은 실내'외 승마장과 외승로, 산악승마코스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춰 연간 6만여 명이 찾고 있으며 다른 지역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영천에는 민간 승마장이 4곳이나 있어 일반인들도 쉽게 말을 접할 수 있다. 2011년 전국 최대 규모의 '시민승마단' 창단과 '유소년승마단' '승마 동호인클럽' 등의 활동으로 경북도내에서 가장 많은 승마 인구를 자랑한다. 영천 신녕면 성덕대학에는 재활승마장이 들어서 말을 매개로 장애인들의 재활을 돕게 된다.

영천시는 국내 최초 승용마 조련장, 말 전용 경매장, 번식센터 등을 갖춘 '거점 승용마 조련시설'을 건설하게 되는데 '비육마 육성 클러스터 사업'과 더불어 말산업 육성의 전략기지로 만들어 가게 된다.

무엇보다 영천의 강점은 한국마사회에서 조성 중인 '영천경마공원'이다. 영천경마공원이 2016년 개장되면 신규로 1천여 마리의 말과 조교사, 기수, 말 관리사 등 말 관련 인력 400여 명이 필요하다. 그래서 승마와 경마 관련 말산업 인프라를 모두 갖춘 영천은 '말산업 특구' 지정을 기대하고 있다. 한국마사회와 경상북도 및 영천시가 영천 금호읍 성천리 일원 148만㎡에 추진 중인 '영천경마공원'은 국내 최대 규모로 경마와 레저를 아우르는 새로운 경마문화를 창출할 것이다.

영천시는 경마와 함께 보고 즐기고 체험하는 경마공원 조성을 위해 입구 풍락지에 '물빛테마파크'를 조성하는 등 명품공원으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누구나 가보고 싶은 아름다운 경마공원을 조성할 방침이다.

영천은 자유무역협정(FTA)시대 농어촌의 새로운 소득원이자 녹색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말산업 육성을 위해 말발굽 소리를 한층 더 높여 나갈 것이다.

김영석/영천시장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