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입 수시 최저학력 완화…수준별 수능 도입따라

B형 등급 하락 가능성…경북대 대구한의대 등급 합계 1씩 내려

전국 32개 대학들이 올해 A'B형 수준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첫 도입에 따른 수험생들의 성적 하락 부담을 우려해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완화했다.

30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 따르면 대학들이 제출한 2014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 신청을 최근 심의한 결과 이 같은 변경을 허용했다고 밝혔다. 해당 대학들은 기존에 제시한 전형요소는 바꾸지 않고 수능 최저학력기준만 완화하거나 폐지했다. (표 참조)

수능 최저학력 기준은 주로 수시모집에서 활용되는데, 학교생활기록부, 논술 등으로 합격 대상자를 가린 후 수능 성적으로 최종 입학자격 요건을 갖출 것을 요구하는 경우다.

대학들이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완화한 이유는 올해 수능이 쉬운 A형과 어려운 B형으로 바뀌면서 상위난도인 B형을 선택한 학생들의 등급이 전반적으로 떨어질 것으로 우려했기 때문이다.

영어를 예로 들면 작년에는 100명이 시험을 치면 이 중 1등급(4%)이 4명이었지만, 올해는 50명이 A'B형 중 B형을 선택했다고 봤을 때 1등급(4%)은 2명이다. 작년에는 3등을 해도 1등급을 받았지만 올해는 2등급으로 떨어진다는 얘기다. B형 선택 지원자는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 사이에서 더욱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한다.

이 때문에 대학가나 일선 고교에서는 특히 영어에서 B형을 택하는 학생들이 1~3등급을 받기가 작년보다 상당히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봤다. 국어에서도 영어만큼은 아니지만 B형 선택자(대부분 인문계)들이 우수한 등급을 받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기준을 변경한 대학은 건국대, 건양대, 경북대, 경운대, 경인교대, 고려대, 관동대, 광운대, 광주여대, 군산대, 나사렛대, 대구한의대, 대전대, 동국대(서울), 목포대, 부산교대, 삼육대, 서강대, 서남대, 서울과학기술대(서울), 성균관대, 세종대, 숭실대, 원광대, 이화여대, 인하대, 중앙대(서울'안성), 차의과대, 충남대, 한국외대(글로벌'서울), 한밭대(대전), 한양대(서울) 등 32개다.

경북대는 수능 상위 3개 영역 등급 합을 1등급씩 낮췄다. 국어교육과, 영어교육과, 경상대학 전 학부, 행정학부 경우 등급 합을 '5이내'에서 '6이내'로, 전자공학부, 과학교육학부 화학교육, 생물교육은 등급 합을 '7이내'에서 '8이내'로 변경했다. 단 모바일공학전공, 글로벌인재학부와 미술학부, 음악'국악'시각정보디자인학과는 수능 최저학력 기준의 변동이 없다.

대구한의대도 수능 최저학력 기준의 등급 합을 1등급씩 내렸다. 한의예과 경우 기린인재 특별전형에서 수능 4개 영역 등급 합을 '7이내'에서 '8이내'로, 학생부 우수자 특별전형에서 국어A'수학B'영어B 등급 합을 '5이내'에서 '6이내'로 변경했다.

송원학원 차상로 진학지도실장은 "올해 선택형 수능이 도입되면서 B형 선택자들이 상위 등급을 받기가 어려워졌고 수시모집에서도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기가 어렵다는 우려가 높았다"며 "하지만 일부 대학 경우 변경된 수능 최저학력기준 역시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점, 다소나마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완화되면서 논술, 학생부 등의 영향력이 커졌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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