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행복을 키우는 상담뜨락] 아내의 자리에서 나를 보라

부부 갈등에서 아내가 가장 힘들어하는 문제는 남편의 가정 소홀과 맞물린 상습적인 외도, 시댁 갈등, 그리고 성적 갈등으로 요약된다. 한편 남편들의 가장 힘든 문제는 아내로부터 당하는 '무시' 하나로 요약된다.

필자의 상담뜨락에서 만나는 남편들을 보면 아내로부터 인정받고자 하는 갈망은 극에 달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 아내는 남편의 욕구들을 철저히 무시하는 냉정한 모습을 보이며 서서히 폭력적인 남편의 모습에 일조를 한다. 그 결과, 아내들로부터 사랑을 거부당하는 남편들은 우울하고 불안하여 짜증을 내기 시작하며 사는 재미가 없는 우울한 날이 계속되어 결국 '신체화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들은 너무 답답하여 정신과에서 약물치료를 받기도 하고, 심지어는 부부의 사주팔자를 들고 철학관을 드나들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별반 부부 관계가 호전되지 않아 마지막으로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필자를 찾아왔다는 고백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필자의 이들에 대한 상담치유 개입은 하늘의 별 따기처럼 결코 별스럽지 않다. 평범한 사물의 이치에서부터 부부문제의 실마리를 풀기 시작할 뿐이다.

남편들에게 있어서 아내의 존재는 상상 이상으로 위대하다. 비록 아내에게 충실하지 못하고 잠시 외부로 눈을 돌려 아내의 원망과 비난을 살지언정, 결국 남편의 '베이스 캠프'는 아내가 이룬 탄탄한 가정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째서 아내는 남편의 그 인정받고자 하는 갈망과 귀환하려는 시도에 보이지 않는 방해를 하는 것인가.

남편과 갈등관계에서 늘 약자라고 생각하는 아내가 남편을 공격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있다. 그것은 남편의 가정 복귀를 미묘하게 방해하는 거부적 자세, 즉 '무시'라는 수동적이지만 강력한 무기로 대처하는 것이다. 그 역시 외로운 싸움임에는 틀림이 없다.

아내에게 존경받고 싶은 남편들에게 권유 드린다. 지난날 부부관계가 어떠했는지에 대한 여유로운 '성찰'의 시간을 가져보라. 나의 자리에서 아내를 보기보다 아내의 자리에서 나를 보라. 그리고 먼저 성숙한 가장으로서의 품위를 다시 제공하는 노력을 쌓아라. 그것만이 아내 사랑을 되찾는 길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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