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가 남구 효자동 SK뷰 아파트 1단지 인근에 대규모 빗물펌프장을 짓기로 해 주민들이 집단 반발하고 나섰다. 단순한 님비(NIMBY'자신이 속한 지역에 혐오시설이 오는 것을 반대하는 심리)현상으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포항시의 밀어붙이기식 행정을 규탄하는 주민들의 주장에도 일리가 있어 보인다. 주민들은 포항시가 당초 약속했던 예산 및 시설을 몰래 줄이고 주민공청회 등 제대로 된 설명조차 하지 않았다고 비난하고 있다.
최근 포항시는 남구 효자동 342-6번지에 2만7천467㎡ 규모의 '효자빗물펌프장'(가칭)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국비 60%에 시비 40%가 들어가는 국책 사업의 일환이다. 오는 2015년 12월 말에 준공될 예정이며 현재 국비 심의와 실시설계가 진행 중이다.
이러한 계획이 알려지자 인근 주민들은 '효자빗물펌프장 설치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반대 집회를 여는 등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주민들에 따르면 해당 부지는 분양 당시 카탈로그 등을 통해 녹지공원으로 홍보된 지역이다. 그러나 포항시는 지난 2008년 효자동 개발자문위원회 회의에서 "효자지구의 상습 침수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해당 부지에 빗물펌프장을 지을 필요가 있다"고 의사를 밝혔다. 회의석상에서 반대 여론이 일자 포항시는 "예산 403억원을 들여 녹지공원 등 친화시설을 만들어 주민들에게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최근 포항시가 발표한 효자빗물펌프장 건립계획을 살펴보면 펌프장 1동, 유수지(빗물을 모아두는 저수지) 1지 등 단순 시설이 전부다. 예산 또한 당초 계획에서 70억원가량 줄어든 329억원으로 책정돼 있으며 이마저도 아직까지 소방방재청의 예산 심의가 진행 중인 상황이라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단순히 생각해도 빗물펌프장이 생기면 악취와 모기 등 유해 상황이 늘어나게 된다. 그런데 정작 피해를 입을 주민들에게 양해를 구할 생각조차 않았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처음부터 어느 정도 반대가 있었고, 더구나 당초 약속보다 더 시설이 축소될 상황인데도 지금껏 공청회 한번 없었다. 포항시로부터 철저히 기만을 당한 기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포항시는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해당 부지는 시설용지로 지정된 시유지이며 정상적인 절차를 거친 만큼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주민들이 많은 부분을 오해하고 있다. 처음부터 이곳은 공원이 아니라 '교통점광장' 시설용지로 지정돼 있었으며 이미 자치회장 등이 참석한 주민공청회도 열어 충분히 사정을 설명했다"며 "예산이 줄어든 것도 공사 방법이 개선돼 예산 절약을 할 수 있게 된 것일 뿐 그냥 줄인 것이 아니다. 공원을 조성한 것처럼 주민들이 납득할 만한 친환경 시설로 설립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포항'신동우기자 sdw@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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