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내 최장 편도 4.3㎞ 앞산터널 "과속은 위험"

개통 앞서 직접 달려보니 경사 없는 직선

대구 앞산터널로가 다음 달 3일 임시 무료 개통을 하는 가운데 30일 공사 관계자들이 터널 내부에 설치된 비상주차대와 대피공간을 점검하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대구 앞산터널로가 다음 달 3일 임시 무료 개통을 하는 가운데 30일 공사 관계자들이 터널 내부에 설치된 비상주차대와 대피공간을 점검하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상인~범물 간 4차 순환도로인 대구 앞산터널로가 드디어 뚫렸다. 2007년 12월 착공 후 6년 만이다. 대구시는 다음 달 3일부터 임시 무료 개통에 들어가는 데 이어 6월 중 유료로 전환할 계획이다. 수성구 파동 일부 주민들의 반발과 달서구 달비골을 아끼는 이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열린 길이다. 임시 무료 개통을 코앞에 두고 기자가 10.4㎞ 구간을 달려봤다.

보훈병원네거리를 시작 지점으로 삼아 도로 시승에 나섰다. 앞산터널로는 수성구 범물동 용지네거리와 달서구 상인동 보훈병원네거리를 잇기에 도착 지점은 용지네거리였다. 보훈병원네거리에서 고가도로로 접어들자 이내 앞산터널이 나온다. 앞산 달비골을 뚫어, 범물동으로 향하는 경로를 최대한 줄였다. 달비골을 찾는 등산객들이 많았기에 대구시는 등산로 용도의 육교를 따로 마련했다. 육교에 오르면 달서구 남부지역을 가로지르는 상화로가 한눈에 들어올 것 같았다.

고가도로에 올라선 뒤 700m쯤 지나자 고가도로 앞산터널로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앞산터널이 나왔다. 앞산터널은 4.3㎞ 길이로 편도 3차로로 터널로는 국내 최장이다. 강원도 46번 국도에 있는 배후령터널(5.3㎞)이나 중앙고속도로에 있는 죽령터널(4.6㎞)에 비해 짧지만 편도 3차로 중에선 가장 길다는 게 대구시의 설명이다.

길이가 4.3㎞에 이르다 보니 대구시는 방재시설에 역점을 뒀다고 했다. 자동 소화전 및 경보등, 제트팬, 피난연결 통로, 통합형 제어기 설치 등 모든 시설들이 전자동 터널방재시스템으로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터널 한가운데 내려 시설들을 둘러봤다. 덜 마른 시멘트 냄새 같은 눅눅한 냄새가 진동했지만 터널 내부에는 360도 회전이 가능한 고화질 CCTV가 평균 350m 간격으로 설치돼 있었고 750m 간격으로 피난연결 통로가 마련됐다. 관리'운영을 맡게 될 박종진 대구남부순환도로 기술이사는 "앞산터널에 23대, 범물터널에 6대 등 터널에만 총 29대의 CCTV가 설치돼 있는데다 국내 최신 전자동 터널방재시스템이 설치돼 안전을 자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4.3㎞에 이르는 앞산터널은 경사도가 거의 없는 직선주로였다. 시속 80㎞가 제한속도라지만 고속도로 뺨치는 도로 여건을 두고, 과속 단속 시설이 2곳뿐인 곳에서 운전자가 시속 80㎞로 달려주길 바라는 것처럼 보였다. 대구시는 상인동에서 범물동으로 가는 데 기존 40분 걸리던 것이 앞산터널로 개통으로 10분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도로 사정을 보니 더 빨리 닿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앞산터널로 전체 길이 10.4㎞는 시속 60㎞로 달려야 10분 만에 닿는 거리이기 때문이다. 동행했던 고재천 대구시건설본부 토목1과장도 "앞산터널로에 직선주로가 많아 과속 사고 등이 다소 우려되는 부분이긴 하다"고 공감했다.

앞산터널을 벗어나자 요금소가 나왔다. 우측에는 파동 IC가 있었다. 청도로 가거나 시청으로 갈 경우 이곳에서 빠져나가야 했다. 두 곳 모두 통행 요금을 지불해야 하는 곳이다. 교통카드, 선'후불카드 결제를 위한 부스가 따로 마련돼 있었다. 그러나 기존 민자도로처럼 동전을 던지려 준비할 필요는 없었다. 대구남부순환도로 측은 "직원이 부스에 앉아 있을 예정"이라고 했다. 이런저런 카드가 없으면 그냥 현금으로 내면 된다는 얘기다. 다른 민자도로에 비해 편한 것이 있다면 대구 유료도로 중 처음으로 하이패스가 설치됐다는 것이다. 요금소 옆에는 통합관제센터가 있다.

범물동 쪽으로 향하자 파동고가교가 나타났다. 길이 795m, 높이 43m(아파트 15층 높이)로 짧게나마 파동 주택가와 신천 하류가 한눈에 들어온다. 이곳은 신천대로 칠성교 고가도로 등 여느 고가도로나 복개도로와 달리 일정한 간격을 두고 나는 쿨렁대는 소리가 없었다. 파동 주민들의 민원이 빗발쳤던 곳이었기 때문에 더욱 심혈을 기울였다는 대구시의 설명이었다. 슬라브 이음새를 없앤 신공법이 적용됐다는 것이다. 고가교 아래 주민들에게 차량 이동 소음이나 진동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한 것이었다.

길이 912m의 범물터널을 지나자 앞산터널로의 도착 지점인 용지네거리가 나왔다. 앞산순환도로를 이용해 범물동으로 가던 기억을 더듬자 매우 빨리 닿은 듯했다. 다만 앞산터널로를 벗어나자마자 내리막 도로로 이어져 역시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점이 단점이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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