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대구 수성구 두산동 두산동주민센터 뒤편. 이곳에서부터 수성랜드 앞까지는 수성구청이 수성못 일대 호안정비 공사를 실시하면서 보도블록과 콘크리트를 걷어내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두산동 주민센터 뒤편부터 수성관광호텔 앞까지 수성못 쪽 인도는 공사가 진행되면서 가림막으로 막혀 지나다닐 수 없게 돼 있었다. 이곳을 찾은 시민들은 반대편 인도로 걸어가거나 차도로 아슬아슬하게 걸어가야 했다.
공사장 안을 둘러봤더니 인도에 있던 보도블록과 우레탄 포장 등은 일찌감치 걷어져 모랫바닥으로 변해 있었다. 또 예전에 인도에 심어져 있던 나무 중 지름이 30㎝ 넘는 나무들이 베어져 밑동만 남아 있었다. 공사장을 둘러본 결과 베어져 버린 지름 30㎝ 이상의 나무들은 30그루가량이었다. 중장비들이 인도 자리에 있던 콘크리트와 보도블록이 있던 부분을 깨고 파내는 자리 옆에는 가지치기한 나뭇가지와 나무 밑동 일부가 쌓여 있었다.
대구 수성구청이 수성못 호안정비 공사를 하면서 수성못 산책로 주변에 심어져 있던 수십 년 된 나무를 베어내 말썽을 빚고 있다.
수성못 호안정비 공사는 대구 수성구청이 총 공사비 32억원을 들여 진행하며 수성못 주변의 콘크리트 둑을 걷어내고 녹색 생태호반으로 조성하는 공사다. 지난달 1일부터 시작된 이 공사는 수성못 주변에 전망데크, 관찰데크 등을 설치하고 오리배 선착장을 재정비하고 수변 무대도 설치할 계획이다. 수성못 호안정비 공사는 11월쯤 끝날 예정이다.
문제는 호안정비 공사를 하면서 지름 30㎝가 넘는 큰 나무들이 베어져 나갔다는 것이다. 이곳을 지나다가 잘려나간 나무 밑동을 발견한 한 주민은 "오랫동안 자라온 나무들을 다른 곳에 옮겨 심으면 될 것을 왜 베어냈는지 모르겠다"며 "아름드리나무를 함부로 잘라내는 것은 녹색 생태호반을 조성한다는 구청의 취지와 맞지 않다"고 말했다.
조경공사로 인한 가림막이 주변 풍경을 가리면서 시원한 수성못을 보지 못해 아쉬워하는 시민들도 많다. 현재 조경공사가 진행되는 구간은 철제 가림막으로 가려져 있다. 철제 가림막에는 공사 현장을 확인할 수 있도록 땅에서 약 1m 높이에 가로 20㎝, 세로 30㎝의 창 3개가 약 30m 간격으로 달려 있다.
커피숍에 앉아 시원한 풍경을 감상하러 온 시민들은 철제 가림막이 삭막한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고 불평한다. 김송희(35'여'대구 수성구 지산동) 씨는 "날씨가 더워 시원한 수성못을 구경하러 왔다가 철제 가림막이 막고 있는 수성못을 보니 오히려 더 더워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 수성구청 관계자는 "베어낸 나무들은 이미 안쪽이 썩어 있어 옮겨 심어도 잘 자라지 못하는 나무들"이라며 "대부분의 나무들은 호안정비 공사를 하면서 재사용되며, 썩거나 회생이 불가능한 나무들만 잘라내 폐기처분했다.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새로운 모습의 수성못을 볼 수 있으니 불편하더라도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했다.
이화섭기자 lhssk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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