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파트 옆 녹지에 빗물펌프장이라니…"

"해충·악취 우려" 반발…市 "생태공원으로 건설"

포항시 남구 효자동 주민들이 4일 상복을 입고 빗물펌프장 건립 계획을 반대하는 항의 시위를 하고 있다. 신동우기자
포항시 남구 효자동 주민들이 4일 상복을 입고 빗물펌프장 건립 계획을 반대하는 항의 시위를 하고 있다. 신동우기자

포항시가 남구 'SK VIEW 아파트' 옆에 빗물펌프장 건립을 추진하면서 인근 주민들이 '일방적인 행정'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시는 남구 효자동 342-6에 329억원을 들여 2만7천467㎡ 규모의 '효자빗물펌프장'(가칭)을 짓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시에 따르면 지난 1991년부터 최근까지 효자동 지역이 수차례 침수돼 여러 피해를 입어왔으며 특히 효자지구가 개발됨에 따라 농경지가 사라지는 바람에 적은 양의 비에도 침수피해가 일어나기 때문에 상습침수지역 중 가장 저지대인 해당 부지에 빗물펌프장을 설치한다는 것.

하지만 이 일대 주민들은 시가 주민들과 제대로 협의하지 않고 시장 면담 요청도 거절하는 등 사업을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효자동 주민 50여 명은 4일 포항시청 앞 광장에서 항의 집회를 갖고 "포항시가 아파트 옆 녹지에 빗물펌프장 설치를 하겠다는 통보식 주민설명회를 개최한 뒤 공사를 강행하려고 하는 것은 독재 행정"이라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해당 부지는 아파트 입주 당시 녹지공원이 예정돼 있던 곳이었는데, 빗물 저장소가 생기면 당연히 해충과 악취 등 주민들에게 피해가 발생한다"며 "사태가 이런데도 시는 3번이나 포항시장과 주민들의 면담을 거절하는 등 소통창구를 닫고 계획대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고집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포항시 관계자는 "주민들의 의견은 많은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2008년 8월 실시한 주민설명회에서 아파트 주민도 참석했으며, 해당 장소는 당초 공원이 아니라 도로 교차로인 교차점 광장으로 계획돼 있었다"며 "빗물펌프장을 도심형 생태공원으로 설치하게 되면 삭막한 도로 대신 공원이 생기는 것과 같이 주거환경이 더 좋아지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포항'신동우기자 sdw@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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