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불황 속 달라진 소비문화] 알뜰소비 문화 앞장서는 가게들

◆대구 침산동 '기쁨을 파는 가게'

"이곳에 오시면 '소중한 물건을 이웃을 위해 내놓는 기쁨!''서로 필요한 물건을 나누어 쓰는 기쁨!'을 나눌 수 있습니다."

대구시 북구 침산동 대구 중앙교회 '기쁨을 파는 가게'(대표팀장 구애의 권사)가 인기다. 자신이 사용하던 소중한 물건을 이웃을 위해 기증한 물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곳이다. 물론 수익금은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전액 사용하는 '사랑과 나눔의 공간'이다. 중앙교회 1층 로비에 들어서면 '기쁨을 파는 가게'가 눈에 띈다. 깔끔하게 세탁한 정장 등 다양한 옷들이 즐비하게 진열돼 있다. 단골손님인 이영구(대구 ME 대표) 씨는 "평소 장롱 속에 자리 잡고 있던 옷들을 정리하여 이곳에 기증하는 것이 버릇이 됐다"며 "내겐 불필요한 물건이지만, 꼭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선물한다는 바람직한 '나눔의 문화'가 정착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한다.

7년 동안 기쁨을 파는 가게 봉사자로 섬기고 있는 차숙자 권사는 "처음엔 교우 중심으로 운영했으나 차츰 주변지역에 소문이 퍼져 기증자도 많아지고 이용고객도 점차 늘고 있다"고 말한다. 함께 봉사하고 있는 신태교 권사도 "의류와 넥타이, 안경, 장식품, 그릇, 신발 등 진짜 괜찮은 생활 물품이 많은데 한 점에 100원부터 1만원까지 다양하다"며 "기쁨을 파는 가게를 방문해서 전시 물품도 구경하고 직접 기증천사도 돼달라"고 당부한다. 일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 10시에 시작해 오후 5시에 문을 닫는다. 053)341-2511~5.

◆아름다운 가게 수성점

대구 아름다운 가게 1호점이다. 수성구 범어동 쌍용예가 근처에 산뜻한 모습으로 자리 잡고 있다. 90㎡ 남짓한 가게에는 의류와 잡화, 도서'음반, 가전제품이 빼곡히 진열돼 있다. 한결같이 사연이 있는 물건들이지만 새 주인을 찾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가정에서 사용하지 않는 헌 물건들을 기증받아 자원봉사자 '활동천사'들의 손을 거쳐 말끔하게 다시 태어났다.

아름다운 가게 수성점 박상규(45) 간사는 "아름다운 가게를 찾는 고객은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만이 아니다. 건전하고 합리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들이 기증도 하고 구매도 하는 보통사람들의 가게" 라고 말한다.

물론 판매 수익금은 지역의 어려운 분들께 '나눔의 뜻'을 전달하는 데 사용한다. 고객은 대부분 인근 주민이다. 매장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어떤 물건이 필요하다는 목적의식보다는 수시로 들러 필요한 물품을 골라가는 '생활문화'로 정착하고 있다. 수성점은 대구에서 처음으로 지난 2004년 4월 반월당 동아쇼핑 9층에서 문을 열었다. 2년 전 현재의 장소로 이전해 왔다. 이곳엔 대부분 의류를 중심으로 잡화 등 생활에 필요한 물품 5천~6천 점을 갖추고 있다. 가격은 한 점당 평균 2천700~3천원이다.

단골손님의 대부분은 주부들이다. 매장을 둘러보고 있던 이연숙(43'대구시 수성구 범어동) 씨는 "우리 동네에 아름다운 가게가 있는 줄 몰랐다"며 "이곳에 오면 더불어 사는 느낌이 들어 안 쓰는 물건들을 기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한다. 이윤희(42'충북 세종시) 씨도 "언니 집에 올 때마다 자주 즐겨 들르는 곳"이라며 "여름 옷가지와 아이들을 위한 선글라스와 물안경 등 선물을 한 아름 골라 기분이 좋다"고 말한다.

대구 아름다운 가게는 수성점을 비롯, 칠곡점(북구 동천동 903-1 2층), 월성점(달서구 월성동 월성 3주공 상가), 남산점(중구 남산4동 대명시장 건너편) 등에서 운영 중이다. 오전 10시에 문을 열어 오후 7시에 닫는다. 053)746-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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