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그림은 내 운명' 폴 고갱

'달과 6펜스'라는 작품으로 유명한 영국의 소설가 서머싯 몸은 1913년 남태평양의 아름다운 섬나라 타히티에 도착했다. 13년 전 들었던 어느 프랑스 화가의 파란만장한 삶 이야기에 강렬한 인상을 받았던 차였다. 몸은 그의 이야기가 좋은 소설 감이라고 생각했다. 그 화가의 이름은 폴 고갱. 몸은 고갱의 흔적을 찾아 타히티 구석구석을 다녔다.

창작을 위한 고독과 자유를 찾겠다며 문명을 떠나 타히티 자연으로 간 고갱은 여전히 생활고에 쪼들리는 화가였다. 먹을 것과 맞바꾸기 위해 그는 그림을 그렸다. 그의 그림은 식품 포장지로 쓰였다. 몸은 고갱이 머물렀던 오두막 문짝에 그려놓은 그림을 발견하고 단돈 400프랑에 사들여 영국으로 가져온다. 이 그림은 반세기 뒤인 1962년 1만7천달러에 거래됐다.

프랑스 후기 인상파의 대표적 화가 고갱은 1848년 오늘 태어났다. 원래 증권맨이자 미술품 수집가였던 그는 1882년 전업 화가가 되기를 결심한다. 다섯명의 자녀를 둔 가장의 이 같은 선택은 주변의 반대에 부닥쳤지만 그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생활고를 견디지 못한 아내는 아이들을 데리고 떠났고 이후 고갱은 단 한 번도 가족들과 해후하지 못했다. 김해용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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