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기부 콘서트가 지역 병원에서 잇따라 열리고 있다. 전문적이지는 않지만 평소 틈틈이 연습한 각자의 재능을 환우들에게 보여주며 질병으로 지친 심신을 치유하기 위한 것.
대구가톨릭대병원은 5일 '제2회 재능기부 콘서트'를 개최했다. 영남대 음악학부 3학년 손혜미 씨의 가야금 연주, 천주교 대구대교구 교정 사목 김남섭 후원회장의 색소폰 연주 등으로 진행됐다.
콘서트를 관람한 한 환우는 "몸이 불편해 콘서트를 접하기가 어려웠는데 병원에서 이러한 뜻 깊은 행사를 마련해주어 너무 즐거운 시간이 됐다"며 "자신의 건강을 걱정해 주고 함께 아픔을 나눠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대구가톨릭대병원은 재능기부 콘서트 외에도 매달 환우를 위한 영화상영, 차 나누기, 건강강좌 등 고객만족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행사를 열고 있다.
계명대 동산병원은 암 환우와 가족에게 용기와 희망을 전하기 위한 힐링콘서트 '사랑과 나눔의 음악회'를 7일 오후 6시 30분부터 개최한다. 올해로 다섯 번째다.
이번 음악회를 위해 암 환우 12명과 암센터 직원 10명이 함께 뭉쳤다. 유방암, 부인암, 대장암, 폐암, 위암 등으로 기나긴 투병을 하고 있는 환우들은 4월 26일부터 주 1회 모여 2시간씩 연습을 해왔다. 국악인 임은숙 씨의 지도 아래 방패연, 흥부와 놀부 등 국악 한마당을 펼치기 위해서다. 이들을 지도하고 있는 임은숙 씨도 암환자다.
임씨는 2011년 동산병원에서 폐암수술을 받고 건강을 회복 중이다. 2009년부터 시작된 사랑과 나눔의 음악회에 한 번도 빠짐없이 공연해 왔다.
자궁내막암 수술 후 회복 중인 박모(56) 씨와 직장암을 완치한 나모(64) 씨는 "국악을 함께 부르고 춤을 추면서 훨씬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됐다"고 했고, 동산병원 부인암 환우 자조 모임인 '부자회' 회장 강모(54) 씨는 "암과 싸우며 아픔을 겪었던 환우들이기에 단합도 잘 됐고, 간호사 선생님들과 함께 한마음이 돼 공연 준비하는 내내 유쾌했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자신의 지식과 재능을 통해 남을 돕는 사회, 행복한 변화를 꿈꾸는 사회를 지향하기 위해 새로운 기부문화로 평가받는 '프로보노'(Pro bono) 형식으로 열린다. 라틴어로 '공익을 위하여'(pro bono publico)의 약어인 프로보노는 자기가 가진 재능을 이용해 남을 돕는 것으로 새로운 나눔문화를 창조하는 것을 말한다.
이번 음악회 출연진들도 모두 재능기부를 했다. 사회 방우정, 마술사 전효영, 국악인 임은숙, 임 씨의 딸인 뮤지컬 가수 설화, 합천청소년오케스트라(지휘 신석봉)가 참여한다.
김옥배 동산병원 암센터장은 "공연 수익금은 모두 암환자를 위해 다시 사용된다"며 "암 환우의 쾌유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정성껏 준비한 만큼 진정한 힐링의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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