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南 "김양건 대표로 나와라" 北 "6·15행사 의제 포함을"

실무접촉 쟁점 무엇이었나…北, 단장 누군지 공개 않아, 정부는 6·15행

남북이 10일 새벽까지 이어진 판문점 실무접촉을 통해 12일부터 이틀간 서울에서 '남북당국회담'을 열기로 합의함에 따라 남북관계의 대화무드는 이어지고 있다. 장관급으로 못박지는 못했지만, 이번 회담에 대해 북측이 적극적인 자세를 보임에 따라 ▷개성공단 정상화 ▷금강산 관광 재개 ▷이산가족 상봉 등의 남북 간 현안이 타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당국회담이 성과를 내기까지는 난관도 적지 않다.

실무접촉에서 양측이 팽팽하게 맞섰던 부분은 크게 회담의 수석대표 문제와 의제 문제였다.

우리 측이 류길재 통일부장관을 수석대표로 내정해놓고 북측에 김양건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을 적시하면서 회담대표로 나서줄 것을 요구했지만 북측은 단장을 누구로 할 것인지 공개하지 않고 '다음에 통보하겠다'는 입장을 온종일 되풀이 했다.

북측은 김양건 부장을 수석대표로 내세우는 것에 대해 명확하게 답변하지 않고 합의문에서조차 '상급 당국자'라는 모호한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김 부장보다 낮은 급의 인사가 수석대표로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반면 우리는 '남북문제를 책임지고 협의 해결할 수 있는 당국자"로 표현, 통일부 장관급이 나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이번 당국회담에서는 김 부장이 회담 대표로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과거 남북장관급 회담에서도 우리 측이 통일부장관이 나선 데 반해 북측은 그보다 격이 낮은 내각책임참사를 내보낸 바 있다.

회담의 의제를 둘러싸고도 남북은 완전한 합의를 보지 못했다. 이는 이번 실무접촉을 통해 북측이 6'15 공동선언 기념행사를 주요 의제의 하나로 포함시킬 것을 강력히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결국 우리 측은 "회담에서 개성공단 정상화 문제, 금강산 관광 재개문제, 이산가족 상봉을 비롯한 인도주의 문제 등 긴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를 협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고 북측은 개성공단 정상화, 금강산관광 재개, 이산가족 상봉 문제 외에 "6'15 및 7'4 발표일 공동기념문제, 민간내왕과 접촉, 협력사업 추진 문제 등 북남관계에서 당면하고도 긴급한 문제들을 협의하기로 했다"고 명시하면서 당국회담에서도 이 문제를 주요 의제로 들고 나오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우리 측은 6'15 행사가 정치적 색채가 짙다면서 회담의제로 올릴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정부 관계자는 "북측이 그동안 6'15 기념행사에 당국을 배제한 채 민간단체를 초청하는 등 남남갈등을 유도해왔다는 점 때문에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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