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채널] 해녀 할망들의 유쾌하고 가슴 아린 무인도 살이

KBS '다큐 공감' 11일 오후 10시 50분

KBS 1TV '다큐 공감-여인들만 사는 섬, 지귀도' 편이 11일 오후 10시 50분 방송된다. 지귀도는 제주도 서귀포 앞바다에 위치한 작은 섬이다. 무인도지만 밥 짓는 냄새가 연신 철썩철썩 파도를 자극한다. 도대체 전기도, 수도시설도 안 되어 있는 이곳에 누가 살고 있는 걸까?

각종 해산물과 해조류가 풍부한 제주도 최고의 황금어장 지귀도. 이곳은 우유보다 칼슘이 14배나 많은 '톳'이 전국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는 곳이다. 매년 5월 초, 장장 15일 동안 물도 전기도 사람도 없는 지귀도에 위미1리(제주도 서귀포시) 해녀들이 톳을 채취하러 들어간다. 원시시대의 삶으로 잠시 회귀하는 순간이다. 건장한 청년도 치기 힘든 천막을 혼자서도 척척 치고, 자신보다 3배나 큰 톳 짐을 옮기는 할망들은 천하장사 강호동도 울고 갈 '작은 거인'이다. 초라한 천막 안, 이들의 세간은 고작 몇 개의 그릇과 육지에서 챙겨 온 양초가 전부. 목욕은 웅덩이에 고인 빗물로 간신히 하고, 식수마저 멀리서 길어 와야 한다. 피곤을 덜어 줄 텔레비전은 고사하고 해가 떨어지면 촛불에 의지해 살아야 하는 것이 지귀도에서의 생활이다.

해녀복을 입고 전복 따는 것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일당이지만 군말 없이 톳 작업을 하는 할망들. 나이 들어 자식에게 짐이 되지 않기 위해 매년 지귀도에 들어와 살면서 30㎏짜리 톳 짐을 져 나르는 최고참 할망의 다리는 삐쭉빼쭉 갯바위를 오르기에 한없이 가냘프다.

조상들이 자신들에게 물려 준 소중한 땅이기에 죽는 그 순간까지 지귀도에서 톳을 캐고 싶다는 해녀 할망들. 대한민국 최초로 공개되는 15명 해녀 할망들의 무인도에서의 유쾌하고도 가슴 아린 삶을 담았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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