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해의 窓]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감사합니다~영어로 땡큐~ 중국어 쎄쎄~ 일본어로 아리가또라고하지요~'

얼마 전 유행했던 개그콘서트의 '감사합니다' 코너의 대사다. 개그맨 세사람이 등장해 갖가지 상황을 설정해놓고 '감사합니다'를 연발하며 시청자들에게 흐뭇한 웃음을 짓게 해준 프로그램이었다. 코믹한 몸짓과 말발을 앞세우는 단순한 코미디가 절대 아니었다. 남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우리 사회에서 '감사'라는 주제로 코미디를 만들 수 있다는 것만 해도 대단한 일이다. 그 속에는 삶의 지혜와 긍정 마인드의 철학이 녹아있는, 최고 수준의 코미디였다. 현재는 그 코너가 없어졌지만 대중의 뇌리에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라는 울림은 계속 남아있는 것 같다.

유명 탤런트 김혜자 씨는 '감사합니다'를 입에 달고 사는 분이다. 그는 이런 말을 했다. "일을 하다 제대로 안 되면 '속상하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이만큼 해준 것만 해도 '감사하다'라는 생각을 가지면 일이 더 잘되고 자신까지 바꿀 수 있어 아주 좋습니다." 얼핏 들으니 말로는 쉽지만, 실천은 몹시 어려운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그렇지만 김혜자씨는 꼬박꼬박 '감사노트'를 작성하며 가족'이웃, 나아가 사회에 감사할 일을 찾아내 빼곡히 적어보니 저절로 감사의 마음을 갖게 되더라고 했다.

지난 10일 포항시청에서 열린 '감사대상 시상식'에서는 흥겨운 잔치 분위기가 연출됐다. 전국에서 '감사'를 주제로 한 수기와 노래, UCC 공모작이 모두 모였으니 감사의 마음이 하늘 높이 울러 퍼지는 것은 지극히 당연할 것이다. 그중에 감사 수기 대상을 수상한 최명석 씨의 '1천 감사'가 가슴에 와 닿았다. 그는 회사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함께 시간을 보내주지 못한 아내와 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1천 감사에 도전하기로 했다고 한다. '준영아, 어렵지 않게 엄마 뱃속에 자리 잡아줘서 고맙습니다' '엄마가 입덧을 잠시만 하도록 해 줘 고맙습니다'로 시작한 감사 표현은 마지막 1천 번째에 '너는 정말 사랑스럽고 훌륭한 아이라는 것을 알아주면 고맙습니다'로 끝이 난다. 그는 밤을 꼬박 세워 1천 감사를 쓰고 아침을 맞으니 그렇게 행복하고 즐거울 수 없었다고 한다.

어쩌면 감사는 자신을 바꾸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운동이 될지 모른다. 지난해 3월 포항시에서 감사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지만, 점차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니 반갑기만 하다. 필자도 독자분들에 대한 감사를 빠트릴 수 없다. '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박병선 동부지역본부장 l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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