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기 연극열사여/ 이제 못다 한 일 무거운 짐일랑/ 우리에게 맡기고/ 고통도 눈물도 없는 그곳에서 편히 쉬게나/ 잘 가게 벗이여!'(극작가 최송림이 친구 강태기를 보내며 쓴 글)
지난 3월 12일, 향년 63세를 일기로 삶을 마감한 연극배우 강태기를 추모하는 무대가 마련됐다. 고(故) 강태기 추모위원회(위원장 이정현)는 16일 오후 3시와 7시에 수성아트피아 용지홀에서 강태기 추모 특별공연 '이뭣꼬!'를 무대에 올린다.
정광진 작'연출의 이 창작연극은 2011년 강태기가 생과 사의 기로에서 갈등하는 주인공 무명스님 역을 맡아 불교계 안팎으로부터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불교를 소재로 삶의 진정한 가치를 함께 고민하고 고통받는 이웃과 함께 행복을 공유하기 위해 기획된 작품이다. 극의 줄거리는 사법시험에 수석 합격하고 판사 임용을 받았지만 교통사고로 아내와 딸을 잃고, 자신만 살아남게 된 주인공 정선우가 결국 출가해 무명스님이 되지만 여전히 생의 번뇌와 집착과 싸우는 과정이 그려진다.
대구를 비롯해 서울과 부산에서 공연이 이어졌지만 강태기가 유명을 달리하면서 그의 마지막 작품이 됐다. 이정현 추모위원장은 "고인이 연극사에 남긴 혼을 기리고자 유작인 '이뭣꼬!'를 재구성해 막을 올리기로 했다"며 "이번 추모공연으로 인생역정의 행로에 자아의 무상함을 소화할 수 있는 여백의 공간을 만드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추모공연에는 고인을 대신해 연극배우 이정성이 무명스님 역을 맡는다. 또한 박경득(대오 스님 역), 박경근(무불스님 역), 임홍식(화부 역), 나재균(변호사 역), 이정주(노시인 역), 김재경(노숙자 역), 조주경(여인 역), 홍순이(무명스님 자아 역) 등 중견배우들이 출연해 고인의 뜻을 무대 위에서 재현한다. 동화사 주지 성문 스님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인생의 성공과 좌절, 행복과 불행, 태어남과 죽음 등 자신의 의문도 함께 생각해보는 뜻깊은 시간이 될 것"이라고 추모의 글을 썼다.
한편 고인은 황해도 출생으로 TBS 공채탤런트 6기로 배우활동을 시작했다. 1975년 실험극장의 소극장 개막공연으로 초연한 '에쿠스'에서 주인공 '앨런'으로 열연해 백상 연극영화상에서 신인상을 수상했다. 이후 연극과 드라마 등 500여 편에 출연하며 다양한 연기세계를 펼쳤다. 세상을 떠나기 전에는 '갓바위', '이뭣꼬!' 등 불교 관련 연극에 많이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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