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공항 주차요금 바가지 해도 너무해"

김해공항보다 최대 2배나…할인혜택도 국제선 한정

대구공항 주차요금이 터무니없이 비싸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지역 국제공항인 김해에 비해서도 최대 2배에 이르기 때문이다. 대구공항의 주차요금은 수도권에 있거나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김포나 제주공항 수준이다. 공항 이용 활성화 차원에서라도 주차요금을 내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현실성 없는 주차요금 할인 혜택

대구공항의 주차요금은 하루 1만원이다. 국제선을 이용해 4일가량 이용할 경우 4만원에 약간 못 미친다. 다만, 대구공항은 현재 국제선 이용객에 한해 주차요금을 상시적으로 50% 할인해주고 있어 2만원 정도의 주차요금을 부과하고 있다. 이달 20일부터는 국제선 이용객의 경우 최대 4일까지 주차요금을 면제해줄 방침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국제선을 이용할 경우에 한정된다. 사실상 대구공항을 이용해 국제선을 이용하는 이들보다 대구공항 국내선을 이용해 인천공항으로 이동, 국제선을 이용하는 이들이 절대다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현실성이 떨어지는 할인 혜택이다.

설령 대구공항에서 국제선을 이용한다 하더라도 주차요금 면제 혜택은 대구시의 지원금이 소진될 때까지로 한정된다. 대구시가 올해 대구공항에 주차 요금과 관련해 지원한 금액은 5천만원 정도. 한국공항공사 측은 다음 달부터 본격적인 해외여행 성수기에 들어설 경우 2천500대 정도가 주차 요금 면제 혜택을 보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제는 대구시 지원금이 소진되면 다시 원래대로 주차 요금을 부과한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국내선 이용객에게는 할인 혜택이 전혀 없다. 대구시는 지난해에도 대구공항에 주차요금으로 3천만원 정도를 지원했다. 그러나 6개월 만에 소진됐다. 할인 혜택을 본 차량은 4천 대 남짓에 불과했다. 지난해 대구공항 이용객 수가 국내선 96만2천여 명, 국제선 14만7천여 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극소수가 혜택을 본 것으로 '언 발에 오줌 누기'였던 셈이다.

◆주차요금 내려야 대구공항 이용 활성화

대구공항 주차요금을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공항 이용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책적으로 지방공항 주차요금을 내려야 한다는 것. 정웅기 대구경북연구원 교통물류연구팀 연구위원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대구공항은 2003년 이용객 수 222만8천550명에서 이듬해 KTX 개통 이후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다 2007년 86만7천 명 선으로 뚝 떨어졌다. 최근 5년 동안에도 이용객 수는 연간 100만∼110만 명 수준으로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다.

2008년 한국공항공사 국정감사에서도 당시 정희수 의원(경북 영천)은 "KTX 개통으로 항공 이용객들이 크게 줄어들었고 고속도로나 국도 등 도로망 확충, 공항 접근성 및 국내노선 단축 등도 급감 요인이다"며 "이용객을 늘리기 위한 주차시간 확대나 주차료 면제 등 활성화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었다.

이에 대해 대구공항 주차요금을 관리하고 있는 한국공항공사 대구지사 측은 "인근 주차장에 비해 비싼 것은 아니다. 동대구역 주차장의 경우 기본 30분 요금이 1천원, 추가요금 300원, 1일 요금 1만3천원이다"라며 "대구공항 주차장의 경우 월요일, 목요일 등 평일에도 점유율이 70%에 이를 정도로 이용객이 많다"고 했다.

그러나 복개 구간을 이용해 대구시설관리공단이 운영 중인 공항 맞은편 유료주차장의 경우 기본 30분 400원, 10분마다 200원의 추가요금을 받고 있다. 일일 주차요금이 4천원으로 대구공항 주차요금의 절반도 안 된다. 이 때문에 이곳은 시 외곽에 자리 잡은 3급지임에도 주차장 점유율이 90% 이상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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