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신공항 기류 급변…대구경북 '뒷북' 급급

남부권 신공항 건설에 미온적이던 정부가 기존 입장을 바꿔 신공항 추진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는 반면 대구경북 정치권과 지방정부는 이 같은 기류를 사전에 감지하지 못한 채 신공항 전략을 제대로 세우지 못하고 부산 정치권 및 부산시에 주도권을 빼앗기고 있다.

◆국토부=입지조사 전제 수요조사

국토교통부는 12일 "신공항 입지 선정을 위한 타당성 조사 평가 방법, 점수 배정, 평가위원회 구성 등 입지조사를 위한 사전 논의는 수요조사 기간 중 병행 추진할 수 있다"며 "'수요가 못 미치면 신공항을 덮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 수요조사 결과와 상관없이 타당성 조사를 실시하는 것까지 이미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는 선(先) 수요조사-후(後) 입지조사를 고집해 온 국토부가 신공항 건설 의지를 드러내는 전향적 입장으로 볼 수 있다. 수요조사 단계에서 입지조사를 위한 사전 준비 절차는 모두 마무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다만 국토부는 "실제 타당성 조사는 입지 조항이 들어가기 때문에 논란의 여지가 많고 이를 위해 5개 시'도와 정부가 사전 협의를 거쳐야 하므로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검토안에 따르면 입지 선정을 위한 실제 타당성 조사 시기는 예산 확보와 수요조사가 끝나는 내년 상반기 시점으로 알려졌다.

이날 정홍원 국무총리도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남부권 신공항이 건설되느냐'는 정희수 새누리당 의원의 질문에 "그렇다. 수요조사를 앞두고 있고, 타당성 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밝혀 새 정부 들어 장관급 이상으로는 처음으로 신공항 건설을 약속했다.

◆대구경북=정보'의지'전략 부재

정부의 신공항 추진 의지가 진일보한 데 반해 대구경북은 정보'의지'전략 부재를 드러내고 있다. 국토부가 공항 입지조사를 전제로 한 수요조사를 검토하고 있던 마당에 대구시와 지역구 국회의원은 10일 간담회에서 예전 국토부 입장을 반영해'선 수요조사-후 입지조사'를 논의하는 뒷북을 쳤다. 국무총리가 신공항 건설을 약속하고 국토부가 새로운 로드맵을 검토하고 있는 사이 대구시와 지역 정치권은 이 같은 로드맵 정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

반면 새누리당 부산 국회의원들 및 부산 지역 시민사회단체는 12일 오전 국회에서 서승환 국토부장관과 간담회를 갖고 국토부는 신공항 수요조사를 이른 시일 내 착수하고, 수요조사 결과에 관계없이 입지타당성 조사를 반드시 실시하는 데 전격 합의했다. 이에 반해 주호영 새누리당 대구시당 위원장은 이날 오후에서야 국토부 장영수 공항항행정책관으로부터 입장 변화를 보고받았다.

앞서 새누리당 부산시당이 신공항 건설 태스크포스(TF, 김정훈'이헌승'김도읍 국회의원)를 통해 지난달 3일 신공항 조기 건설을 위한 토론회를 주최하고 정부를 압박하는 동안 새누리당 대구시당은 침묵을 거듭해 왔다. 지역 정치권에는 신공항 정책에 대해 정부 측과 수시로 교감을 이뤄내는 카운터 파트너가 없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이런 가운데 내년 지방선거에서 3선에 도전하는 김범일 대구시장과 김관용 경상북도지사 역시 신공항 의지를 명확하게 드러내지 않고 있다. 시'도간 신공항 전략 수립은 사실상 전무한 실정이며 시'도 국회의원들 간 공조나 연대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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