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고객 우롱한 '나쁜' 모범 음식점들

지역 유명 음식점들이 수입 고기를 국산으로 속여 팔면서 거액의 부당 이익을 취해오다 사법 당국에 적발됐다. 지난 한 달간 불량 식품 사범 집중 단속을 벌여온 대구경북 불량 식품 합동 단속반은 12일 원산지 표시 위반 등의 혐의로 유명 음식점 업주 7명을 사법 처리했다. 유명세를 미끼로 제 배 불리기에 혈안이 된 이들 음식점 중에는 모범 음식점도 있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소비자들이 이름난 음식점을 자주 찾는 이유는 맛과 서비스뿐 아니라 일반 음식점에서는 찾기 힘든 정직함과 청결 등에 대한 신뢰 때문이다. 음식 재료나 양, 위생 등에서 소비자를 속이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기대는 여지없이 깨졌다. 모범 음식점 간판에다 '국내산 고기만 사용한다'는 안내문까지 버젓이 내걸고도 뒤로는 소비자를 속이고 우롱해 왔으니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격이 아닐 수 없다.

식문화는 그 지역의 전통'역사뿐 아니라 미의식과 개성까지 파악할 수 있는 대표적인 생활양식이다. 근래 각 지자체가 지역 외식 문화 발전과 관광 진흥 차원에서 지역 고유의 맛과 특색을 살리는 대표 음식점들을 뽑아 모범 음식점으로 홍보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처럼 유명세를 고스란히 누리면서도 고객의 등에 비수를 찌른 일부 저질 음식점의 행태는 우리 지역 식문화의 후진성을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다.

문제는 이번에 적발된 음식점'식료품 유통 업체들이 양심 불량 업소의 전부가 아닐 것이라는 점이다. 모범 음식점마저 이 모양이니 소비자들은 도대체 어떤 음식점을 믿고 찾을 것인지 두렵기까지 한 상황이다. 당국은 지역 음식 문화 발전을 저해하고 고객 불신을 키우는 '나쁜 식당'이 더 이상 없도록 철저히 색출해 응분의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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