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음식만 먹으면 건강하게 살 수 있을까? 맞는 말인 동시에 틀린 말이다. 아무리 좋은 음식이라도 제대로 소화'흡수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여기에 반드시 필요한 물질이 바로 효소(酵素: enzyme)다. 무색 투명하며 전자현미경으로나 볼 수 있는 미세한 물질이다. 혈액이나 세포 속에 존재하는데, 만약 효소가 없다면 생명을 유지할 수 없다.
◆생명 유지의 필수물질, 효소
효소는 단백질의 한 종류다. 학창시절 생물 시간에 자주 들었던 효소로는 아밀라아제, 리파아제, 프로테아제 등이 있다. 이들은 모두 음식물을 섭취했을 때 우리 몸이 흡수 가능한 영양소로 바꿔주는 소화효소다.
아밀라아제는 전분(녹말)만 분해하는 효소다. 밥이나 빵을 비롯한 탄수화물 음식을 분해해 포도당으로 바꾼 뒤 몸이 흡수하도록 도와준다. 아밀라아제는 주로 침에 많다. 꼭꼭 씹어먹으면 소화가 잘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프로테아제는 단백질을 분해하는 소화효소다. 위액에서 분비돼 고기 등에 많은 단백질을 아미노산으로 분해한다. 게다가 체내에 생긴 염증을 줄여주고, 혈액 순환을 도우며, 나쁜 균을 막는 면역기능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리파아제는 지방을 분해하며, 콜레스테롤을 줄여서 체중 감소를 돕는다. 담즙에서 분비되는데, 만약 리파아제가 부족한 상황이 지속되면 위장이 제 기능을 못하고, 담석'고지혈증'당뇨'심혈관 질환 등이 생기기 쉽다.
소화효소 외에 노화를 막는 항산화효소도 있다. 활성산소는 성인병, 동맥경화 등을 일으키고, 수많은 세포를 산화시켜서 노화를 촉발시킨다. 그런데 항산화효소는 활성산소를 잡아먹고, 파괴된 세포가 다시 살아나도록 돕는다.
◆효소가 부족하면 갖가지 질병 찾아와
신체 나이가 들면서 체내 효소량도 서서히 감소한다. 효소가 부족하면 해로운 물질들이 몸 안에 쌓여 신체기관들이 정상 기능을 못하고, 혈액순환도 제대로 안 된다. 결국 당뇨나 고혈압 등 만성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아울러 췌장이 커지고 알레르기처럼 면역 관련 질환이 심해지며, 염증 때문에 기관지염, 축농증, 방광염, 비염, 관절염 등을 일으킨다. 몸이 자주 피곤해지고, 몇 시간을 잤는데도 여전히 나른한 만성피로가 올 수 있다.
특히 소화가 잘 안 돼 속이 더부룩하고 배변도 쉽지 않다. 장에서 분해되지 않은 음식물 찌꺼기가 자꾸 쌓이면서 딱딱한 숙변이 돼 결국 변비가 생긴다. 미처 분해되지 않은 음식물이 쌓이면서 마치 장은 쓰레기장처럼 된다. 나쁜 균이 번식해서 쌓인 음식물이 부패하기 시작해 독소가 나온다.
독소들은 암을 유발하고, 피 속에 흡수돼 독성을 나타내며, 혈액 순환을 방해해 산소와 영양분 흡수를 차단해 갖가지 질병을 일으킨다. 해독기관인 간에 무리를 줘서 간경화를 일으킬 수도 있다.
흔히 변비가 생기면 식이섬유를 찾는다. 그러나 식이섬유를 아무리 많이 먹어도 효소가 부족하면 식이섬유를 분해할 수 없어서 도움이 안 된다. 오히려 식이섬유가 새로운 찌꺼기를 만든다. 결국 효소를 함께 보충해줘야 한다.
◆식생활 습관 바꿔야 효소 섭취 가능
효소가 함유된 음식은 신선한 과일과 채소, 싹을 틔운 곡식과 씨앗이다. 그러나 이런 식재료를 조리하는 과정에서 효소는 대부분 사라진다. 효소는 단백질이기 때문에 일정 온도 이상이 되면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45℃에서는 활성이 떨어지고, 55도가 넘으면 죽기 시작한다. 100도가 넘으면 100% 파괴된다. 이 때문에 효소식품은 반드시 30도 이하에서 보관해야 한다. 아울러 섭취할 때에도 날씨가 추워도 찬물과 함께 먹는다.
몸에 좋은 효소는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전통 발효식품인 된장, 청국장, 고추장, 간장, 김치, 천연 식초, 막걸리 등에는 효소가 풍부하게 들어있다. 다만 효소의 특성상 끓여서 먹으면 활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가급적 날것으로 먹어야 좋다.
장류는 끓이지 않고 효소가 풍부한 신선한 채소를 찍어 먹는 것이 좋다. 찌개를 끓일 때에도 부재료를 먼저 넣고 끓이다가 나중에 장을 넣어 열에 노출되는 시간을 최소화한다. 시중에 나와있는 효소식품을 섭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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