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동성범죄 10년 새 80% 증가 "홀로 방치 말라"

대구출신 국제범죄학자 최경식 박사…가해자 또래·낯선 이·가족 구성원 順

"미국'유럽의 아동성범죄는 가해자 연령이 30대가 가장 많은 반면에 한국의 아동성범죄는 10대 즉 학교 동급생, 선배 혹은 친구가 가해자가 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차지합니다. 또 한국은 피해-가해자의 관계에서 보면 낯선 사람에게서 아동 성폭행을 당하는 경우가 22%로 서양보다 높은 비율을 보이며 가족 내 인물(의붓아버지나 삼촌'형제)과 친구 혹은 또래에 의한 성범죄도 각 17%와 20%의 발생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 브릿지워터 매사추세츠 주립대학(Bridgewater Massachusetts State University) 형사사법정책학과 종신교수이면서 보스턴대학과 경북대학교 수사과학대학원 겸임교수로 활동하는 최경식(40) 박사가 이달 14일 경북대학교 수사과학대학원이 주관한 대한수사과학회 참석차 대구를 찾았다. 그는 이어 16일 서울에서 열린 형사정책연구원과 재미범죄학협회가 공동주최한 한미국제범죄학 심포지엄 초청 발표자로 나섰다.

"검찰청 자료를 보면 최근 10년간 아동성범죄 사건은 약 80%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으나 특이하게도 한국은 이 중 80%가 피해보고가 없다는 사실입니다. 강력 아동성폭력 사건에 대한 국민들의 걱정이 높아가는 가운데 정부 차원의 예방법을 찾는 게 무엇보다 급한 문제입니다."

대구 출신 국제범죄학자인 최 박사는 이런 이유로 방한 기간에 아동성범죄 피해자를 위한 상담, 심리치료 및 법률지원을 원-스톱으로 받을 수 있는 대구 해바라기센터에서 2007년 10월부터 2009년 9월까지 약 2년간 수집된 아동성범죄 자료를 기초로 한 논문 '상황적 범죄 예방을 위한 아동성범죄 피해-가해자 역학관계의 이해:한국 아동성범죄 피해분석'을 통해 아동성범죄의 범죄심리분석(Profiling)과 예방책을 내놓았다.

논문에 따르면 우리나라 아동성범죄 가해자는 ▷친구나 또래 혹은 선배 ▷낯선 사람 ▷가족 내 구성원 순으로 나타나는데 이 중 첫 번째와 두 번째 경우는 아동을 혼자 방치한 결과이며 특히 아동의 피해 사실을 가장 먼저 알 수 있는 인물은 바로 어머니와 학교 담임교사라는 것.

"어머니는 아동이 평소 행동과 다른 점에서 폭행사실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으며 교사는 피해아동의 친구가 알려준다는 점에서 가장 먼저 인지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는 아동성범죄 발생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최우선적으로 성범죄가 일어날 수 있는 일대일 상황접촉을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가해자의 아동성범죄를 위한 유인 방법을 보면 부모가 부재 중이거나 아동이 자고 있는 상황적 조작이 가장 크며 다음으로 폭력과 협박 또는 아동을 유혹하는 거짓말을 이용하는 기법을 주로 사용하게 된다. 따라서 이 같은 환경을 바꿔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 범죄 시간도 방과 후 학원활동 중에 일어나는 수가 많으므로 정책적으로 사설'무허가 학원에 대한 관리'감독 시스템 구축이 요구된다. 여기에 덧붙여 어머니나 교사가 무조건 사실을 숨기기보다 아동의 이상징후를 보다 빨리 알아차릴 수 있는 교육도 병행되는 것이 필요하다.

"낯선 사람이 가해자일 경우를 대비해 아동 활동범위를 계산한 공공장소에 CCTV와 범죄신고 긴급 연락부스 설치도 우선돼야 합니다."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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