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근현대미술 두 거장 '다르게 풀어낸 예술혼'

경주 우양미술관 개관전시 9월 8일까지 '박수근·이중섭전'

경주 우양미술관이 개관전시로
경주 우양미술관이 개관전시로 '한국 근현대미술 거장전-아름다운 열정, 박수근'이중섭'전을 열었다. 우양미술관 이두희 큐레이터가 박수근의 대표작 '빨래터' 앞에서 작품 설명을 하고 있다.

경주 아트선재미술관이 우양미술관으로 이름을 바꾸고 개관전시로 박수근(1914~1965), 이중섭(1916~1956)의 전시 '한국 근현대미술 거장전-아름다운 열정, 박수근'이중섭'전을 9월 8일까지 연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인 이 두 사람의 작품 30여 점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흔치 않은 전시이다.

박수근의 작품 속에는 삶의 풍경이 담겨 있다. 빨래를 하고,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나누는 사람들의 풍경은 보편적인 한 시대의 삶의 모습이며 한편으로 우리 모두의 어머니를 떠올리게 한다. 이러한 주변의 평범한 인물을 자신만의 화면 구도와 마티에르를 통해 예술적으로 승화시킨다. 특히 박수근의 그림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마티에르. 여러 번 밑칠을 통해 바탕을 쌓아올린 후 다시 재질감을 만들어나가는 그의 마티에르는 질박한 한국인의 정서를 대변하고 있다. 박수근의 유명한 작품 '빨래터'도 전시된다.

이중섭은 대담하고 거친 선묘로 굴곡진 시대의 삶을 담아내는 표현적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이중섭은 한국전쟁 이후 찾아온 가난으로 가족을 일본으로 보내 떨어져 살아야 하는 불행과 지독한 가난을 겪으면서도 해학 넘치는 그림을 그렸다. 쉽게 만날 수 없는 그의 유화 4점을 비롯해 크레파스, 과슈, 은지화 등 다양한 소재의 작품을 통해 이중섭의 미술 세계를 두루 감상할 수 있다. 특히 그림을 그릴 것이 없어 은박지에 철필로 그린 은지화는 이중섭의 상징이나 마찬가지다. 가족에 대한 애틋함과 그리움을 아이들 그림으로 그려내, 예술가의 삶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박수근과 이중섭은 여러 가지 면에서 대조적인 삶과 작품 세계를 보여준다. 미술평론가 오광수의 분석에 따르면, 이중섭은 우리나라 최초의 모더니스트로서 각광을 받았고, 당시 예술의 중심지였던 일본 동경에서 활동했다. 반면 박수근은 강원도의 소박한 시골 화가로, 초등학교만 나왔을 뿐 정규 미술 교육을 받지 못하고 독학으로 미술의 길에 들어섰다. 그리고 이중섭이 한국인의 울분을 격렬한 소의 몸부림을 빌려 구현했다면 박수근은 자신을 에워싼 주변에 따스한 눈길을 보냈다. 그러면서도 두 사람은 짙은 향토색과 민족적 정서 면에서 공통점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와 관련해 7월 2일 오후 2시 오광수 한솔뮤지엄관장이 '박수근과 이중섭' 특강을 진행한다.

이두희 우양미술관 큐레이터는 "불안하고 혼란한 사회 속에서 예술혼을 담아 한 시대를 살아나갔던 두 화가가 자신이 처했던 현실을 어떤 방식으로 각각 다르게 풀어냈는지 살펴볼 수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아트선재미술관은 김우중 전 대우 회장의 부인인 정희자 씨의 소장품을 기반으로 1991년 설립됐으나 지난해 부산의 수산 기업 우양산업개발에 매각돼, '우양미술관'으로 새 출발했다. 054)745-70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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