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반출 문화재 환수, 대구경북이 앞장선다

외국으로 빠져나간 우리 문화재가 확인된 것만도 15만2천 점을 넘는다. 거의 절반인 6만6천여 점이 일본에 있고 미국에도 4만여 점이 있다. 해가 갈수록 그 숫자가 늘고 있다. 계속해서 새롭게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는 이보다도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우리 땅으로 다시 가져와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뜨겁다.

문화재청은 2년 전에 비로소 반출 문화재를 전담하는 국외문화재팀을 만들었지만, 민간차원의 활동은 이보다 훨씬 전부터 활발하다. 특히 경북에서는 2011년 6월 20일 사단법인 우리문화재찾기운동본부가 창립돼 전국적인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현재 2천500여 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고 각계의 참여도 활발해 해외문화재 환수에 필요한 기부금도 2억원가량이 답지했다.

2주년을 맞은 사단법인 우리문화재찾기운동본부는 지금 경상북도와 함께 일본에 조사요원을 파견해 반출된 우리 지역 문화재를 찾고 있다. 또 해외로 빠져나간 문화재들의 경로를 추적하기 위해 지역별로 관련 증언들을 채집해 증언록 발간도 진행 중이다. 그뿐만 아니라 지역에서 반출된 문화재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 DB 구축작업도 하고 있다.

대구와 경상북도는 우리나라 문화재의 보고다. 신라 천 년과 가야의 문화가 곳곳에 널려 있고 불교문화와 유교문화가 활짝 꽃을 피운 곳이다. 가는 곳마다 유적과 유물, 왕릉, 고분, 종가 종택들이 자리하고 있다. 국보와 보물이 가장 많은 곳이다.

그러나 동전의 양면처럼 빛이 찬란한 만큼 그림자도 짙다. 수많은 외침과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우리 지역의 많은 유적과 왕릉, 고분들이 도굴당하고 훼손돼 국보급 유물들이 외국 등지로 사라졌다. 일제강점기 때 세 개였던 국보 20호 다보탑의 돌사자상은 안타깝게도 지금은 하나밖에 없다. 해외에 나가 있는 15만2천여 점의 우리 문화재 가운데 3분의 1 이상이 대구경북에서 반출된 것이란 추정이 나올 정도다.

소중한 우리 문화재를 가까이서 지키지 못한 자괴감마저 들 때가 많다. 동시에 우리 지역에서 빠져나간 문화재를 되찾아 올 의무와 책임 또한 지역민들에게 가장 많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사단법인 우리문화재찾기운동본부가 경상북도에서 횃불을 올리며 전국으로 운동을 시작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삶이 깃든 문화재는 우리의 혼이다. 해외로 빠져나간 문화재를 되찾아 오는 것은 우리의 혼을 되찾아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대구경북민들이 앞장서 우리 문화재 환수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다. 그것이 바로 찬란한 문화를 간직한 지역민의 자부심인 동시에 긍지이기 때문이다.

외규장각 도서와 조선왕조실록 등 지금까지 10여 개 나라로부터 9천700여 점의 우리 문화재가 환수됐다. 그러나 이것은 너무나 미흡하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 우리문화재찾기운동이 전국에서 들불처럼 일어나고 있다. 초'중'고 학생과 대학생은 물론 일반인, 기업, 기관단체들까지 우리의 얼을 찾아야 한다는 간절함이 전국으로 번져나가고 있다. 하나 되어 절절히 소망하면 반드시 이뤄질 수밖에 없다. 세계로 흩어진 우리 문화재 역시 때를 맞춰 대구 경북으로 속속 돌아오게 될 그날을 기약해 본다.

박영석/사단법인 우리문화재찾기운동본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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