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경북 신공항 건설 한배 탄 게 맞나

부산은 민,관 정 똘똘 뭉쳤는데 지역은 추진 의지 조차 의심

국토부와 영남권 5개 시'도가 남부권 신공항 수요조사에 전격 합의한 가운데 부산에 대응하는 대구'경북'경남'울산 4개 시'도의 역량 결집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부산 민'관'정이 신공항 건설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는 반면 대구'경북'경남'울산 4개 시'도 간 결속력은 오히려 느슨해지고, 신공항 추진 의지조차 의심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13일 부산에서는 새누리당 지도부가 개최한 현장최고위원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부산 지역구 국회의원들은 "지난 대선 당시 7대 부산지역 공약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신공항 사업이며 부산에 건설할 것을 강력히 희망한다"며 지도부를 압박했다.

앞서 이달 5일과 12일 두 차례에 걸쳐 새누리당 부산시당 국회의원과 부산상공회의소, 부산 시민사회단체 대표 일행은 정홍원 국무총리와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을 연이어 면담하고 신공항 조기 건설을 촉구했다.

이에 반해 대구'경북'경남'울산 4개 시'도는 신공항 추진 의지가 있기는 한지 의문스러운 형국이다. 지난 2011년 신공항 백지화 당시 영남권 5개 시'도는 '부산-가덕도, 대구'경북'경남'울산-밀양'으로 갈려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하지만 현재 경남은 밀양 입지가 위치한 신공항 당면 지역이면서도 '눈치 살피기'에 급급한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홍준표 경남지사는 "신공항 조사 결과를 수용하되, 탈락한 지역에는 그에 걸맞은 국책사업을 지원해야 한다"는 모호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또다시 지역 갈등을 되풀이해선 안 된다는 입장으로 이해할 수 있지만 경남을 위한 대형 국가 프로젝트가 뒤따른다면 밀양 신공항 건설을 포기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도 받아들일 수 있다.

대구'경북의 밀양 신공항 추진 역시 점점 동력을 잃고 있다. 부산의 가덕도 신공항 추진 전략에는 민'관'정이 함께 하고 있는 반면 대구'경북은 민간 따로, 관 따로, 정치권 따로 놀고 있다. 신공항 수요 조사가 코앞에 다가왔지만 대구'경북 지방정부와 정치권의 역량 결집을 찾아볼 수 없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18일 뒤늦게 정부 신공항 수요 조사에 대비한 신공항 태스크포스(TF)를 꾸리기로 했지만 여전히 구심점이 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대구시 고위 관계자는 "밀양 신공항 건설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지만 솔직히 혈혈단신이라는 느낌이다. 경남과 경북이 침묵을 거듭하는데 왜 대구시만 나서야 하는지 사실 모르겠다"며 "앞으로 과제는 부산에 대응해 대구'경북'경남'울산 4개 시'도 경제계, 학계, 언론계, 시민단체 등이 지혜와 역량을 모으는 것"이라고 털어놨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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